[시동 꺼! 반칙운전/3부]“보복성 끼어들기는 흉기 사용한 폭행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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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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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0대 운전자에 징역형 선고

운전 중 ‘보복성 끼어들기’는 흉기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과 마찬가지의 중범죄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자신의 투스카니를 몰고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서 1차로를 달리던 최모 씨(30)는 좌회전 신호를 받으려는 김모 씨(35·여)의 제네시스가 갑자기 자신의 차 앞으로 끼어들자 이에 격분해 똑같이 갚아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최 씨는 김 씨의 차를 쫓아가 원남동사거리 근처에서 따라잡았다. 그는 방향지시등(깜빡이)도 켜지 않고 김 씨 차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었다. 김 씨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가까스로 충돌은 피했다. 김 씨가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지만 최 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km가량 계속 따라가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성균관대 사거리에서도 김 씨 차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었다. 그때마다 김 씨는 급정거해야 했고 함께 타고 있던 가족 4명 모두 차량 내부에 부딪쳐 목과 팔에 전치 1, 2주의 타박상과 염좌상을 입었다. 김 씨의 고소로 최 씨는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송경근 부장판사는 최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법원은 도로교통법이 아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집단·흉기 등 상해’ 죄목을 적용했다. 자동차를 이용한 위협적 보복운전은 ‘흉기 등 위험한 물건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과 같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김 씨 측도 일부 책임이 있고 최 씨가 반성한다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김성규·이은택 기자 sunggyu@donga.com
#끼어들기#반칙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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