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명 중 1명 매년 신경안정제 처방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8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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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성인 4명 가운데 1명꼴로 연간 1회 이상 '벤조다이아제핀(BZD)' 계열의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산부인과에서 일어난 의사의 시신유기사건에 이용된 약물 '미다졸람'이 BZD의 일종이다. 미다졸람 외에 알프라졸람, 로라제팜, 다이아제팜이 여기에 속한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기능이 있어 수면제나 마취유도제로 사용된다. 지나치게 많이 주입하면 골절이나 자살 충동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07~2011년)를 분석한 BZD 처방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18세 이상 성인 2236만1449명(연 평균 977만4467명)이 이 계열의 약을 1회 이상 처방받았다.

연구팀은 통계기법을 사용해 이를 100명 단위로 환산한 뒤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100명 중 23명(23.7%)이 연간 1회 이상 BZD를 처방받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연간 30일 이상 처방받은 비율도 7.9%나 됐다. 심지어 90일 이상과 180일 이상 처방을 받은 환자도 각각 4.7%, 3.2%를 기록했다.

이 약물을 처방받은 전체 환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61.7~62.9%)이 남성(37.1~38.3%)보다 많았다.

한편 BDZ는 정신과보다 비(非) 정신과에서 훨씬 많이 쓰였다. 전체 처방 중 17.8%만 정신과에서 나왔고 나머지 82.2%는 내과 등 비정신과가 내렸다. 환자를 외래, 입원한 경우로 나눌 경우 BDZ 외래처방의 29.8%가 위·십이지장 치료였다. 그 뒤를 △불안장애(12.4%), △수면장애(10.8%)가 이었다. 입원환자의 경우 △위·십이지장 치료(14.7%), △본태성고혈압(13.6%), △수면장애(11.3%) 순으로 처방받았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약물의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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