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북도, 천연기념물 나무 후계목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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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왕소나무 등 10개품종, 종자채취-접붙이기 시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에는 천연기념물 제290호인 ‘왕소나무’가 있다. 높이 12.5m, 둘레 4.7m, 수령 600여 년으로 추정되는 이 왕소나무는 줄기가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아 예부터 ‘용송(龍松)’으로 불렸다. 마을의 든든한 수호신이던 왕소나무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8월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뿌리가 뽑히면서 쓰러졌다.

괴산군은 땅위로 나온 뿌리의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흙으로 덮고 영양제와 발근 촉진제를 공급해 왔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회생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소생 판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6월 중순이 돼야 ‘부활’ 여부가 판결날 것으로 보인다.

괴산 왕소나무의 대를 잇기 위해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나섰다. 연구소 측은 20일 이 나무에서 가지를 잘라 다른 소나무 10그루에 접을 붙였다. 왕소나무 가지가 제대로 붙어 크면 다른 곳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

도 산림환경연구소는 괴산 왕소나무를 비롯해 도내에 있는 10개 품종 19건의 천연기념물 지정 나무에 후계목 육성 사업을 펴고 있다. 이달부터 2017년까지 문화재청 지원비와 도비 등 연간 5000만 원을 들여 추진한다.

도 산림환경연구소 한주환 시험연구팀장은 “지금까지 보은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과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 제223호) 등을 대상으로 후계목 육성사업을 진행했다. 태풍 등으로 천연기념물 나무들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도내 모든 천연기념물 나무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도내에는 보은 정이품송을 비롯한 노거수(老巨樹) 12건, 미선나무와 망개나무 등 희귀종 5건, 측백나무와 주목 2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국내 대표 소나무인 정이품송은 1996년부터 후계목 육성사업이 추진돼 3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올해 20그루에 가지를 접목하는 방법으로 후계목을 키울 계획이다. 또 괴산군 장연면 칠성면의 미선나무, 괴산군 청안면 영동군 양산면 영국사의 은행나무, 보은 속리산면 제천 한수면 괴산 청천면의 망개나무도 올가을에 종자를 채집한다. 후계목 증식법은 △가을에 종자 채취 △봄에 가지 잘라 꽂이 증식(삽목법) △천연기념물 나무의 가지를 잘라 다른 나무에 붙이기(접목법) △실험실 조직배양 등이다.

한 팀장은 “충북도내 천연기념수의 우수한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후계목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천연기념수의 우수성과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천연기념수 후계목 가로수길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왕소나무#삼송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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