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약물 과다복용 막아라” 민관 손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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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 부산약사회 ‘약손 케어 솔루션’ 공동진행

부산 강서구 김모 씨(72)는 의료급여 수급 대상자다. 만성위염에 대상포진을 앓으면서 하루 6곳의 병의원을 돌며 위장약과 진통제 처방을 받았다. 약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른바 ‘의료쇼핑’의 전형이었다. 강서구 의료급여 관리사는 김 씨와 전문가(약사)의 결연을 시도했고 지도·상담 결과 약물 의존도를 낮추고 김 씨의 건강까지 되찾아줬다.

의료비를 지원받는 저소득층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의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국가적으로 낭비되는 진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민관이 손을 잡았다. 부산시와 부산약사회는 건강관리 맞춤형 사례관리인 ‘약손 케어 솔루션’ 사업을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의료급여 수급권자 중 유사한 약을 중복 처방받은 의약 중복자는 2만7781명. 이는 지난해 부산 전체 의료급여 수급권자 14만3900여 명의 19.4%에 해당한다. 특히 의약품 중복일수가 100일 이상으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대상자는 222명에 이른다.

이들은 진료비와 약값을 일반 보험가입자보다 훨씬 싼 2000∼2500원만 부담하면 된다. 몸에 조그만 이상만 생겨도 병의원과 약국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령화로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한 원인이다.

부산지역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진료비는 2010년 4883억 원, 2011년 5171억 원, 지난해 5300억 원.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고위험군 사례관리 대상자 3024명에 대해 의료급여 관리사들이 가족처럼 돌보는 ‘마음 나눔 벗바리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이를 통해 의료급여일수를 49만7699일 줄이고, 진료비를 95억여 원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의료급여 관리사는 의료급여 환자들의 의료기관 과다 이용으로 인한 약물 오남용과 중복투약, 의료급여 비용 증가 등을 예방하기 위해 2003년 도입된 제도. 일정 기간의 병의원 근무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지자체에서 의료급여 관리사로 뽑아 의료급여 수급대상자에게 올바른 의료기관 이용법을 상담해주는 전문가들이다.

올해는 부산지역 16개 구군 의료급여 관리사 47명과 의약전문가 14명이 조를 짜 심각한 약물 중독자에게는 가정방문 등을 통해 전문 상담을 실시한다. 변화가 없는 수급자에 대해서는 영상물 상영 등 실제 사례를 보여주면서 약물 오남용 사례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신규철 시 사회복지과장은 “올해는 의료급여 관리사들의 맞춤형 사례관리에 덧붙여 의약전문가가 도움을 주는 약손케어 솔루션사업을 통해 수급자의 건강을 지키고 의료급여 재정부담(진료비)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약물 과다복용#손 케어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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