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처음으로 고가도로가 트였다. 아현고가도로가 그것. 거추장스런 땅 위를 피해 높다란 공간을 짚어 터놓은 길. 고가도로가 지상도로에 도전장(?)을 낸 것이라고 할까.”(본보 1968년 12월 12일자 기사)
1968년 9월 19일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서울 ‘아현고가도로’(사진)가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시는 아현고가도로를 내년 6월까지 125억 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철거할 에정이다.
길이 939m, 왕복 4차로로 충정로역에서부터 아현역까지 이어지는 아현고가도로는 당시 급격한 교통량 증가에 따른 소통대책과 도심 인구의 외곽 분산을 위해 건설됐다. 하루 교통량이 8만여 대인 아현고가도로는 서울의 성장과 함께 도시 교통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이겨낼 수 없었다. 시가 2011년 정밀안전진단을 한 결과 유지보수가 필요한 C등급으로 보수·보강을 위해 8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이후에도 매년 4억 원을 들여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 관계자는 “유지보다는 철거를 하는 게 경제적”이라며 “고가 철거로 도시 미관을 살리고 지역 단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고가도로로 단절된 이대역∼서대문 사거리 구간의 버스전용차로를 철거 후인 내년 12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철거한 자리에 표석을 세워 역사적 흔적을 간직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002년 동대문구 전농동 떡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개의 고가도로를 철거했다. 아현고가도로가 16번째로 철거되면 서울시에 남은 고가도로는 모두 84개다. 시는 교통기능이 떨어지거나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고가도로를 주변 개발사업과 연계해 순차적으로 철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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