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흔들리는 일산의 ‘공든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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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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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백지화… 한류 테마파크 삐걱…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일대 킨텍스 지원시설 용지와 한류월드에 계획됐던 대형 개발사업이 경기 불황과 사업자의 자금난 등으로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킨텍스 지원시설 용지에 짓기로 했던 차이나타운 건설 사업이 최근 사실상 백지화됐다. 사업자인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지난달 차이나타운 1단계 용지 1만3548m²를 롯데쇼핑㈜에 매각하기 위해 고양시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시는 땅 매각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이달 매각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이 땅에 판매나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아직 매각이 안 된 2단계 용지(5만5552m²)도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해 상업 판매 숙박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일산 차이나타운은 인천 차이나타운(2만5000여 m²)의 3배에 이르는 6만9100m²의 국내 최대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서울차이나타운개발㈜은 2008년 1월 354억 원에 매입한 1단계 용지에 전통 중국정원과 상업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었으며, 총 1조3000억 원을 들여 2단계 용지 매입 및 호텔과 업무시설이 들어서는 73층짜리 초고층 건물 건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1단계 공사 착공 2년 6개월 만인 2010년 7월 공사가 중단됐다.

인근의 상업시설 퍼즐은 2014년까지 지하 3층, 지상 6층 연면적 9만9800m²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퍼즐 사업자의 최대주주가 차이나타운개발의 최대주주와 같아 사업이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기도가 2005년부터 추진해온 한류월드 개발 사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한류월드는 대화동 일대 99만4756m²(약 30만 평)를 테마별로 1∼3구역으로 나눠 대규모 호텔과 한류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류월드의 핵심 사업인 1구역 테마파크(23만7444m²)는 지난해 6월 사업자인 한류우드㈜와 도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곳은 한류를 소재로 한 문화 체험시설과 놀이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공동주택(1131채)과 상업시설, 오피스텔을 짓는 2구역(8만3220m²)은 사업자인 일산프로젝트㈜가 중도금을 내지 못해 2010년 도가 계약을 해지했다. 사업자가 계약 해지에 불복해 2010년부터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사업이 유보됐다. 3구역에 300실 규모의 특1급 호텔을 짓기로 했던 인터불고 그룹과 1600실 규모의 호텔 건립을 추진하던 중국 민간기업 하이난항공 그룹도 지난해 사업을 포기했다.

그나마 대명호텔(2구역), 디지털방송콘텐츠 지원센터 건립(3구역), EBS 통합사옥 신축(3구역) 등 3개 사업만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지난달 2000억 원이 들어가는 1만8000석 규모의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아레나 공연장과 2017년까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한류관광 MICE 복합단지’(3만6539m²)를 유치해 숨통이 트인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자들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아직 매각되지 않은 땅에 투자할 사업자를 찾아 케이팝 공연장과 연계 개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차이나타운#한류월드#대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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