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흡연율 하락? 한 값에 1만원 英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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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추진 중인 담뱃값 인상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말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율이 떨어질까?

최근 담배 한 갑 가격이 1만 원이 넘는 영국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나라 흡연자 중 4분의 1이 건강에 대한 걱정보다 비싼 담뱃값이 부담돼 금연을 마음먹는다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 = 흡연율 하락' 공식이 성립된다는 의미.

1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심장재단은 최근 영국 내 흡연자 201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의 담뱃값은 약 1만1600원으로 우리나라 담뱃값(2500원)의 4배가 넘는데, 성인 흡연율은 20% 정도로 우리나라(40.8%)의 절반 수준이다.

호주의 경우를 살펴봐도 담뱃값은 약 1만2700원으로 비싸고 흡연율은 16%로 낮은 편이다.

대체로 담뱃값이 비싼 나라가 흡연율도 낮게 나타났다.

담뱃값이 오르면 흡연율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2004년 담뱃값 인상 뒤 고등학교 두 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6개월 만에 28.6%가 담배를 끊었다.

미국 '청소년 금연 캠페인'도 담뱃값을 10% 올리면 성인 흡연율이 5%, 청소년 흡연율이 7%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심장재단은 이 밖에도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담배를 끊으려는 시도를 얼마나 해봤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흡연자의 82%는 첫 번째 금연 시도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40%는 금연을 위해 최소 4번에서 많게는 21번이나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데일리메일은 전체 응답자의 금연 시도 평균 횟수가 4번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연하려면 최소 4번은 시도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 심장재단의 마이크 냅튼 박사는 최근 몇 년간 영국의 흡연율 감소세가 정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흡연자들의 금연 노력을 돕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당국이 흡연자의 금연을 도울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흡연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의 담뱃갑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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