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백범 숨결 깃든 경교장, 옛모습 그대로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일 03시 00분


2일부터 무료로 개방… 속옷밀서 등 유물 31점 전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경교장(京橋莊·사적 465호)에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구 선생이 서거한 1949년 6월 26일 이후 경교장은 미군 주둔지,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됐다. 1967년에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경교장을 매입해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될 당시의 응접실, 선전부 사무실 등을 병원 원무과와 물품공급실, 의사 휴게실로 사용하면서 과거의 흔적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구 선생이 2층 집무실 복도 책상에서 육군 소위였던 안두희에게 암살당할 당시 총탄 흔적이 남았던 유리창도 새 유리창으로 바뀌어 있었다.

앞으로는 1938년 건립될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경교장을 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경교장 원형 복원 공사를 마치고 2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강북삼성병원과의 합의를 거쳐 병원 시설을 이전한 뒤 내외부 공간을 복원하는 공사를 2010년부터 진행했다.

경교장 1층에는 임시정부 회의가 열렸던 국무위원회실이자 귀빈응접실, 임시정부의 대외 홍보 업무를 담당했던 선전부 사무실, 만찬 행사가 열렸던 귀빈식당이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천장과 바닥, 창문 등을 포함한 전체 공간을 비롯해 소파 등의 가구와 커튼, 조명,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과거 모습 그대로 재현됐다.

2층에는 김구 선생 서거 당시의 총탄 자국이 재현된 것을 포함해 서재, 임시정부 요인들의 숙소, 김구 선생이 사용한 거실, 욕실 등이 옛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임시정부 당시 부엌으로 쓰인 지하는 전시실로 바뀌었다. 암살 당시 김구 선생의 혈흔이 묻은 ‘혈의(血衣)’, 북한 내 비밀조직원들이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북한 내 동향을 보고한 ‘속옷밀서’ 등 유물 31점이 이곳에 전시된다.

시 관계자는 “김구 선생 유족의 증언과 전문가의 조언, 과거 자료에 남아있던 경교장 도면과 사진을 모두 활용해 있는 그대로 재현했다”며 “국민들이 경교장을 둘러보고 시대적 아픔과 당시의 고민들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구#경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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