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보여줄게” 여성 손 묶더니 강도로 돌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10시 32분


한 남자가 오피스텔 마사지 업소를 찾았다. 그는 카드 마술로 여자의 환심을 샀다. 경계심이 풀린 여자는 또 다른 마술을 보여주겠다는 남자의 말을 믿고 양손을 묶게 내버려 뒀다. 눈도 가리게 했다. 하지만 남자는 곧 강도로 돌변했다. 저항하지 못하는 여자를 상대로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도 서슴지 않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오피스텔에서 혼자 일하는 유사성행위 업소 여성을 노려 금품을 훔치고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강간 등)로 이모 씨(24)와 공범 박모 씨(20)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피해여성 A씨의 양손을 청색테이프 등으로 묶고 가위로 위협해 60만원을 빼앗는 등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마사지 업소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10차례에 걸쳐 1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거나 빼앗고 때로는 업소 여성들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다. 박 씨는 3차례에 걸쳐 오피스텔 입구에서 망을 보며 이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불법영업을 하는 여성들이 단속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노렸다. 이씨가 작년 유사성행위 업소를 운영하다 단속돼 업소 예약방법이나 여성들의 근무형태 등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십분 활용했다.

박씨가 오피스텔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준비시켜 두고 망을 보는 동안 이씨는 결박한 손을 푸는 마술을 보여줄 것처럼 피해자의 양손을 묶고 눈을 가린 뒤 범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업소를 검색해 휴대전화로 예약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기도 부천에서 다시 범행하려고 오피스텔에 들어가던 피의자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강도를 당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피의자들의 범행이 계속됐으나 결국 용기있는 한 여성의 신고로 이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여성들에게 유사성행위를 알선한 업주 최모 씨(26) 등 마사지 업주 3명도 입건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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