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방학 때 열리는 LG화학 화학캠프.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고 미래의 과학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다. LG화학 제공
“LG화학 화성품팀 잘생긴 형·누나들께. 요즘 눈이 와서 힘들지는 않으세요. 저에게 주신 목도리 때문에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도서문화상품권을 주셔서 가족끼리 영화도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도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새해 이튿날인 1월 2일 LG화학 여수공장에 6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LG화학 여수공장 화성품팀 공무부문 봉사단과 인연을 맺은 여수시 소라면 ‘현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보낸 편지였다. 편지에는 지난해 12월 목도리와 5000원권 도서문화상품권, 알록달록 색연필을 선물로 받은 감사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었다. 현천지역아동센터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20여 명의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보금자리다.
센터 시설장인 김영천 목사는 “센터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도움의 손길이 많지 않았다”며 “이런 사정을 듣고 3년 전 봉사단이 찾아와 지금껏 아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지난해 봄 낡은 센터 건물 외벽에 페인트로 새옷을 입혔고 컴퓨터 1대도 기증했다. 여름에는 센터 아이들과 인근 현천노인요양원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편지를 보낸 강모 양(8·초등1년)은 “앞으로 어른이 되면 봉사단 형 누나들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소외계층과 사랑 나누는 기업시민파트너
‘기업시민파트너(Corporation Citizen Partner)’를 사회공헌활동 슬로건으로 내건 LG화학 여수공장이 지역 소외계층에 사랑을 전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여수공장은 여수산업단지 내 기업 중 처음으로 1996년 사회봉사단을 발족하고 전체 임직원으로 구성된 사회봉사단, 11개 단위공장 봉사단, 27개 동호회 봉사단이 연간 600여 차례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여수공장은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LG화학 화학캠프’, ‘맛있는 봉사데이’, ‘지니데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겨울방학에 열고 있는 화학캠프는 실험실습, 화학쇼, 화학 골든벨 등 화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맛있는 봉사데이는 여수지역 40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요리체험을 한 뒤 만든 음식을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고 함께 어울리는 활동. 연중 진행하는 맛있는 봉사데이는 배움의 즐거움과 봉사의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니데이는 결연을 한 11개 지역아동센터에 스포츠용품, 학습 기자재, 시설 보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LG화학 여수공장 주재임원 유재준 상무는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국내 대표적 화학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여성 정착 도우미
여수공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도우며 각별한 정을 나누고 있다. 사택부녀회원들은 추석을 앞두고 이주여성과 송편 등 전통 음식을 만드는 ‘정 나눔 사랑릴레이’ 행사를 가진 뒤 음식을 결손가정에 보내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사택단지에 모여 이주여성들의 고향에 선물을 보내는 ‘고향에 정 보내기’ 행사도 갖는다. 직접 작성한 편지와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택배를 통해 고향에 전달해 고향을 자주 찾지 못하는 이주여성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온 심속라 씨는 “시집 온 5년 동안 한 번도 선물을 보내지 못했는데 두 달 전 푸짐한 선물과 안부편지까지 부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문화 체험 동호회 ‘글로벌 네트워크’는 매년 이주여성 1명을 선정해 고향의 부모님을 한국으로 초청해 10여 일 동안 함께 지내도록 하는 ‘작은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소외 노인을 돌보는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노인성 눈꺼풀 처짐 회복 수술을 지원하고 장수사진 촬영, 생활용품 후원, 아쿠아플래닛 관람 등을 통해 호응을 얻었다. 2∼3개 노인복지시설을 선정, 의료기기, 침대, 가전제품, 휠체어 등 물품을 기증하는 ‘실버사랑데이’ 행사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매달 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사랑의 희망밥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
여수공장은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철학을 실천하며 지역발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여수공장은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수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자발적인 ‘여수시민 되기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은 신입사원이나 전입 임직원을 여수시로 전입신고를 하도록 해 여수시의 인구 증대 시책에 부응하는 것이다. 운동 결과 지난달까지 136명이 전입신고를 마치고 여수시민이 됐다.
지난해 개최됐던 여수세계박람회 성공도 적극 도왔다. ‘친환경 그린 박람회’ 취지를 살려 LG기업관에 사용됐던 전시물을 여수시 어린이 놀이터, 삼혜원, 쌍봉어린이집, YMCA 생태교육관 등에 기증했다. 지역 농산물 활성화에도 나서 2011년부터 사원식당에서 사용되는 모든 쌀을 여수시에서 생산되는 ‘거북선에 실린 쌀’을 사용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금까지 100가구를 대상으로 ‘따뜻한 집 만들기’ 사업도 벌였다. 여수공장은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역의 공원, 산, 바다 가꾸기에도 관심을 갖고 쓰레기 수거, 묘목 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 지킴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에너지 절감하니 에너지 효율 세계 1위로 우뚝 ▼
나프타분해설비(NCC)는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납사를 고온에서 분해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공정 특성상 원재료비를 제외한 제조원가의 60%가 에너지 비용으로 나간다. 이는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NCC 공장들은 에너지 절감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LG화학 여수NCC공장은 업계 최초로 분해로 외벽에 첨단 신소재 단열재를 설치하고 배기구 내부 구조를 변경하는 한편 폐열 회수설비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원가절감 전략을 펴왔다. 그런 노력 덕분에 최근 세계 1위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LG화학은 미국 NCC 전문 컨설팅 업체인 ‘Solomon associates’가 전 세계 115개 NCC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쟁력 조사에서 에너지부문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틸렌 생산기술과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LG화학 여수공장의 에너지 원단위(原單位)는 4100으로 나왔다. 1kg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에너지가 4100Cal라는 의미로, 수치가 낮을수록 에너지 소비가 적고 기술 수준이 높다.
다른 NCC업체 평균과 비교하면 40% 이상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 100만 t 생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300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수공장은 자가발전기에 폐열 회수설비를 설치해 매월 약 20억 원에 해당하는 잉여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고 있다. 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와 스팀을 자체 조달하고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기, 스팀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 기술 노하우와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에너지 공유회’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사장은 “에너지 절감은 원가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탄소규제 대응에도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공정 개선으로 내년에는 3000대 원단위를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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