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경찰서 형사들은 20일 오전 3시경 전남 무안군의 한 빌라에서 47억 원 횡령범인 윤모 씨(34)를 검거한 뒤 한동안 고개를 갸우뚱했다. 수배전단의 얼굴과 지금의 모습이 달랐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윤 씨는 지난달 21일 500만 원을 들여 코를 높이고 눈을 확대하는 성형수술로 ‘페이스오프’(얼굴을 감쪽같이 바꾸는 것)를 시도했다. 피부의 주름살과 잡티까지 제거해 지인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윤 씨의 도주 행각은 변화무쌍했다. 그는 지난달 4일 오전 9시경 아산시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회삿돈 47억 원을 자신과 지인의 계좌로 빼돌린 뒤 곧바로 서울로 상경해 회사가 지급 정지한 금액을 제외한 33억6000만 원을 현금으로 찾았다. 통장 명의를 빌려준 신모 씨(34) 등 2명과 함께 강남의 특급호텔에 머물며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했다. 경찰이 수배에 나서자 고향 부근인 광주로 내려가 원룸을 얻고 폐쇄회로(CC)TV 8대를 설치해 주위를 감시했다. 그러고는 남은 약 27억 원 가운데 11억 원을 무안군 은신처에, 16억 원을 고향인 신안군 섬마을 야산에 숨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21일 윤 씨에 대해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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