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KAIST… 2013 신입생 등록률 84%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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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추가모집에도 정원 못채워… “학내 갈등-자살 영향” 분석

KAIST의 올해 신입생 등록률이 25일 현재 내국인 학생 기준으로 850명 모집에 717명이 등록해 84%로 집계됐다. 1971년 설립된 뒤 처음으로 1차 추가 모집을 했음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KAIST에 따르면 신입생 등록률은 2008년 106%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89%로 떨어졌다. KAIST는 매년 예산 규모에 따라 선발할 신입생 수를 정하기 때문에 다른 국립대처럼 명시된 정원이 없다. 예컨대 모집 정원 가이드라인을 ‘900명 내외’로 정한 뒤 우수한 인재가 많을 경우 정원보다 많은 학생을 뽑아 100%가 넘는 등록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추가 모집을 했음에도 100%를 채우지 못했다. 다른 대학에서 합격자 발표를 하면 KAIST 등록을 취소하는 학생이 나올 수 있어 등록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KAIST는 2010년부터 서울대와 면접 전형일을 같은 날로 잡았다. 수험생들이 두 학교 가운데 한 학교를 선택하도록 한 것. 그러나 올해부터 서울대와 면접 전형일을 다른 날로 잡았다. KAIST는 “수험생에게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갈수록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KAIST 성풍현 입학처장은 “KAIST 등록률이 떨어진 건 서울대가 과학고와 과학영재고 학생 유치를 대폭 확대하고 다른 대학까지 장학금 혜택을 주겠다며 우수학생을 끌어모은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AIST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KAIST 학생의 자살과 총장 거취를 둘러싼 학내 갈등이 문제였다”며 “지난해부터 일부 학생이 학습 환경이 좋지 않다며 발길을 돌리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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