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울릉도 약칡소 ‘귀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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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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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유전자원 보존 위해 백화점 주문에 일부만 납품

“먹고 싶어도 참아야죠. 울릉도 보약인데….”

‘명품 한우’로 불리는 울릉도 약칡소(사진)가 유명 백화점의 구애에도 주문량의 일부만 제공하는 자존심을 과시했다. 24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서울의 한 백화점이 40마리 분량을 주문했지만 칡소 유전자원 보존을 위해 25마리(2억2500만 원 상당)만 최근 납품했다.

약칡소 한 마리(600kg 기준) 가격은 900여만 원. 2010년 처음 11마리를 육지에 출하한 뒤 2011년 44마리, 지난해에는 79마리를 시장에 내놨다. 유명 백화점들이 ‘울릉 칡소를 제공해 달라’라고 호소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 육지의 한우는 값이 오르내리면서 축산농가의 애를 태우지만 이보다 30∼50% 비싼 울릉 칡소는 흔들리지 않는다. 칡소는 일반 한우보다 덩치가 크고 몸에 호랑이처럼 줄무늬가 있어 ‘범소’ ‘호반우’ ‘얼룩소’로 불린다. 이중섭 화가가 즐겨 그린 소의 모델이 바로 이 칡소다. 전국적으로 1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울릉도에서 500여 마리를 키운다.

울릉도는 사육 환경이 육지와 달라 그냥 칡소가 아닌 ‘약칡소’라고 부른다. 부지깽이 등 울릉도에서 나는 좋은 나물을 많이 먹는다. 물도 해양심층수를 먹이고 있다. 울릉군은 2005년 서면 일대 30여 농가를 중심으로 칡소 특화단지를 조성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울릉 칡소를 울릉도의 대표적인 나물인 명이와 함께 먹으면 보약이나 마찬가지”라며 “울릉도를 상징하는 한우인 만큼 철저히 관리해 최고 품질을 유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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