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해녀 86% 물질하기 전 약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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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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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 두통 등 시달려… 절반이 연수입 500만원이하

제주 해녀 대다수가 물질을 하기 전에 진통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질환에 시달리는 탓이다. 제주도해녀박물관은 지난해 7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 112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최근 발간한 ‘해녀 옷 이야기’ 책자에 게재했다. 이 면접조사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을 하기 전에 진통제 등 약을 먹는다는 해녀가 85.7%로 나타났다.

이들이 앓는 질환은 근육 및 관절통이 40.4%로 가장 많고 두통이나 어지러움 25.0%, 심장질환 13.2% 등이다. 이런 질환으로 해녀 44.1%가 매월 5차례 이상 병원을 찾고 있고 10차례 이상 방문하는 해녀도 24.3%에 이른다. 해녀들이 한 달 평균 물질하는 일수는 열흘 이상이 69.6%이고 한 번 바다에 나가서 물질하는 시간은 3∼4시간 40.2%, 4시간 이상이 49.0%를 차지했다.

제주도해녀박물관 강권용 학예연구사는 “해녀들이 앓고 있는 질병이 물질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아니면 농사일이나 노령화 때문인지 정확히 밝히려면 의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산물 채취 등으로 얻는 연간 수입은 500만 원 이하가 51.8%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1000만 원 이상은 26.8%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물질 외에 농사나 삯일을 하고 있으며 물질보다는 농사일 등이 수입이 많다는 응답이 49.0%를 차지했다. 물질보다 다른 일이 쉽다는 해녀는 54.4%로 나타났다.

해녀가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62.5%를 차지했지만 자녀가 해녀가 되는 것에는 71.8%가 반대했다. 물질이 힘들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77.9%를 차지했으며 사회적 편견 때문이라는 대답도 7.8%가 나왔다. 2011년 말 현재 제주에서 물질에 종사하는 해녀는 4800명이다. 한때 3만여 명에 이르던 해녀는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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