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詩人 영랑, 93년만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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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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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서정시 선구자 김윤식 선생 2월 휘문고 명예졸업

한국 순수 서정시의 선구자인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사진)이 모교인 학교법인 휘문의숙으로부터 93년 만에 졸업장을 받는다.

전남 강진군은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면서 휘문의숙을 졸업하지 못한 영랑 선생에게 휘문고가 다음 달 6일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추서한다고 3일 밝혔다. 반의환 휘문고 교장은 “영랑 선생이 우리나라 문학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한다면 그분에 대한 명예졸업장 추서는 당연한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선생의 민족의식과 문학정신이 선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교장은 “영랑 시인은 월탄 박종화 선생, 정지용 시인과 함께 휘문의 문맥을 닦으신 휘문의숙의 자랑”이라며 “이 때문에 올 졸업식은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강진군은 지난해 10월 휘문고 측에 강진읍 출신인 영랑 선생의 명예졸업장 추서를 건의했다.

영랑 선생은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거쳐 1917년 휘문의숙에 진학했다. 2년 뒤 고향 강진에서 3·1운동을 주도하다 검거돼 대구형무소에서 3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영랑 선생의 투옥은 같은 해 4월 4일 강진읍 장날에 전남 최초로 벌어진 대규모 독립만세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후 문학 활동에 전념해 시(詩)로 일제에 대한 저항정신과 민족적 지조를 지켰다.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지역에서 유일하게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고 광복 후에는 대한독립촉성회 강진단장과 공보처 출판국장을 지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영랑 김윤식 선생#휘문의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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