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유물 모형 전시… 개관때부터 졸속 비판 일어
관람객 하루 평균 10명꼴… 市, 전시관 활용방안 모색
31일자로 개관 10년 만에 폐관되는 울산 옥현유적전시관 2층 내부. 울산시 제공
울산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유적을 전시하는 옥현유적전시관(남구 무거동)이 이달 말 문을 닫는다. 2002년 9월 개관한 지 10년 만이다. 울산시는 전시관 폐관 이후의 활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옥현유적전시관은 개관 때부터 ‘졸속’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전시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해 울산시에 기부했다. LH가 1998년부터 무거동 일원에 옥현주공아파트 건립 토목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청동기 유적이 발굴됐다. 당시 경남대 박물관이 발굴한 유적은 논과 거주지, 석기 7점, 토기 1점 등이다. 학계에서는 “한반도 최초의 논 터와 수혈(땅 아래로 판 구멍) 거주지”라며 원형 보존을 주장했다. LH는 원형을 보존할 경우 아파트 건립에 차질을 빚기 때문에 대안으로 인근에 유적전시관을 건립하기로 학계 및 주민들과 합의했다. LH는 13억7000만 원을 들여 1만2888m²(약 3900평)에 지상 2층 규모로 2002년 9월 유적전시관을 건립해 울산시에 기부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은 모두 발굴기관인 경남대 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이 전시관에 있는 것은 모형뿐이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주민들조차 전시관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해 6월 울산 전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울산시립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 올 한 해 전시관 관람객은 하루 평균 1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전시관 측은 밝혔다. 전시관은 관람객이 없을 때는 1층 일부만 제외하고 아예 전등도 켜지 않고 있다. 전시관 관리비는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5000여만 원.
문화재청도 이 전시관에 대해 올 8월 ‘보존조치 유적’ 해제를 결정했다. 울산시도 애물단지로 전락한 전시관을 이달 31일자로 폐관하기로 결정하고 재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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