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육감 추대시민회의 등 보수성향 단체들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 외의 다른 보수 후보들에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좌파 후보인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의 지지율(22.7%)이 우파 단일후보인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19.7%)보다 높다.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패배했던 2010년 교육감선거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보수단체들이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우파 성향 단체들 “단일화 완성하라”
보수단체들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파 성향인 이상면 최명복 남승희 후보가 선거에 완주하면 결국 이수호 후보 당선만 돕는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후보별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좌파 이수호 후보가 우파 단일후보인 문 후보를 약간 앞서는 걸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정원식 전 국무총리,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 이상주 전 교육부 장관,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1000여 개의 시민·교육단체가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문 후보도 작정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말하겠다. 반미·친북 집단인 전교조 후보로부터 서울 학생과 학부모를 보호하자. 보수가 힘을 합쳐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후보의 혁신학교 확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교무회의 법정화는 학교 내 민주화로 포장됐지만 학교 장악 전략에 가깝다”며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이 후보의 출마는 전교조가 전면적으로 서울 교육을 장악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우파 분열 재연되나
문 후보는 지난달 2일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와 교육계 원로 등에 의해 우파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자신감에 넘쳤다. 문 후보의 지명도가 높고 2년 전과 달리 단일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중도 사퇴할 것으로 전망됐던 우파 후보들은 오히려 문 후보의 저격수가 됐다. 6일 TV 토론회에선 우파 성향 후보 3명이 문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이상면 후보는 “주변 20명 정도의 추대로 어떻게 보수 단일후보로 자처하냐”는 등 공세에 앞장섰다. 남승희 후보는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보수단체의 사퇴위협 전화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이 같은 우파 후보의 분열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수호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섰다. 특히 추첨으로 1번을 뽑은 이상면 후보의 지지도가 10%를 넘으면서 우파 진영의 표 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파 진영의 관계자는 “추첨으로 뽑은 번호는 투표지에 이름이 적히는 순서인데 유권자들은 이것을 기호로 잘못 안다. 이 때문에 이상면 후보를 새누리당이 지지하는 후보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좌파인 이수호 후보 측은 이런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까진 예상을 못했다. 보수 후보들끼리 알아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니 우리는 깨끗한 정책만 내세우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젠 전략을 수정하겠다. 전교조와의 차별화를 적극 내세워 보수층을 결집하는 한편 인물과 정책홍보를 강화해 중도층까지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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