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조사원과 전남 여수시는 28일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등대 입구에 해양강국의 꿈과 해양영토 수호의지를 담은 영해기점 상징 조형물 준공식을 갖는다. 국내에서 처음 설치된 이 조형물은 태극 문양에 바다의 역동성을 형상화했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 거문도는 여수항에서 120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섬이다.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서도 동도 고도 등 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면적은 12km²로 주민 3000여 명이 살고 있다. 거문도는 천혜의 항구인 데다 북해로 가는 중요 해상통로다. 그 중요성을 안 영국은 1885년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다는 구실로 거문도를 불법 점령하기도 했다.
거문도는 1905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등대나 아름다운 풍광으로 관광객이 연간 10만 명 이상 찾는다. 거문도는 관광지라는 이미지 못지않게 세계 각국의 대형 선박들이 여전히 애용하는 해상 요충지다. 항공모함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해양으로 뻗어나가는 중간 보급로로도 가치가 높다.
국립해양조사원과 전남 여수시는 28일 거문도 등대 입구에 해양강국의 꿈과 해양영토 수호 의지를 담은 영해기점 상징 조형물 준공식을 연다. 영해기점은 해양영토를 시작점으로 12해리(22km) 범위 영해와 200해리(370km) 내 배타적경제수역, 350해리(648km) 내 대륙붕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동안 영해기점 전국 유무인도 등에 표석이 설치됐지만 국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설치되는 이 조형물(단상 포함)은 길이 4m, 폭 2m 정도다. 정면에서 보면 파도가 치는 모양이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태극 문양을 띠고 있다. ‘태극아! 바다를 품어라’라는 주제의 이 조형물은 태극 문양에 바다의 역동성을 형상화했다. 임관창 국립해양조사원 영해측지담당은 “거문도 인근 22km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은 국내법 적용을 받는다”며 “조형물은 이 지점에서 우리나라 바다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국민들의 해양영토에 대한 관심과 해양 주권의식을 높이기 위해 거문도에 조형물을 설치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상징조형물 설치 후보지를 조사해 연간 방문객 수, 용지 여건, 현장 접근성 등을 검토한 결과 국내 첫 조형물 설치 위치로 거문도를 선정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해마다 부산 송정리, 강원 정동진, 전남 가거도 등 9곳에 영해기점 상징 조형물을 1곳씩 설치할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천혜비경으로 유명한 신비의 섬 거문도에 국내 최초 영해기점 상징 조형물이 설치돼 뿌듯하다”며 “관광객이 거문도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해양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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