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노모, 우울증 딸과 허리 묶고 한강 투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7일 03시 00분


서울 마포경찰서는 24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관공선 선착장 아래에서 강모 씨(80)와 박모 씨(42) 모녀의 시신을 발견해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둘의 허리는 얇은 천과 검은 고무줄로 8자 형태로 묶인 상태였다. 모녀가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허리를 묶고 껴안은 채 투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물결에 휩쓸리면서 둘의 몸은 떨어졌지만 시신은 사망 시점까지 서로 강하게 껴안은 듯 팔을 둥글게 앞으로 뻗은 자세로 경직돼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노모 강 씨와 미혼인 딸 박 씨는 장기간 둘이서만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몇 해 전부터는 박 씨가 심한 우울증을 앓아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강 씨가 ‘아픈 딸만 두고 세상을 떠날 수 없다’라고 자주 말해 왔다”라고 전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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