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서구청 요상한 ‘조형물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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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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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광장에 있는 작품 2점 규정까지 어기고 외진곳 옮겨
전임구청장 흔적지우기 의혹

‘뒷전으로 옮겨진 구청 상징 조형물’ 대전 서구청이 청사 광장 한 가운데에 있는 구 상징
미술작품을 한쪽 구석으로 옮긴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뒷전으로 옮겨진 구청 상징 조형물’ 대전 서구청이 청사 광장 한 가운데에 있는 구 상징 미술작품을 한쪽 구석으로 옮긴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서구청이 구청 광장에 있던 서구의 상징 미술작품과 구청 캐릭터인 다람쥐상(像)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서구청은 올 5월 청사 광장 한가운데에 있던 박명희 작가의 동(銅) 미술작품 ‘화합’을 30여 m 떨어진 지하주차장 입구 쪽으로 옮겼다. 또 다람쥐상도 200여 m 떨어진 구청 밖 샘머리공원으로 옮겼다. 구청 측은 “광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합’은 ‘일정 면적 이상의 공공건축물 준공 시 건축비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미술작품을 설치해야 한다’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른 것. 서구청은 2002년 갈마동에서 둔산동으로 옮기면서 이 작품을 설치했다.

하지만 미술작품을 옮길 경우 상급 기관인 대전시가 운영하는 미술작품심의위원회의 사전허가를 얻어야 한다. 서구청이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서구청으로부터 사전 허가 신청을 받지 않아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구청 실무 담당자는 “옮긴 이유를 내 입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형물을 옮기는 데 사용한 경비가 얼마인지, 누가 부담했는지도 모호하다. 서구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청과 협조 관계에 있는 민간 업체의 도움을 받았지만 어느 정도 예산이 소요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단을 포함해 높이 8m 정도의 조형물을 옮기는 데 2000만∼3000만 원이 들 것으로 본다. 민간 업체가 경비를 부담했다면 위법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 구청장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제삼자에게서 혜택을 받았다면 기부금품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두 조형물이 옮겨진 것은 현 박환용 구청장(선진통일당)이 3선 연임을 마치고 2010년 물러난 가기산 전 서구청장(새누리당)의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서구청#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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