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 국가대표 체조선수 양학선·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이한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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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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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선수·승무원… 두려움 극복하고 날아올랐죠”
▼ ‘도마의 신’ 양학선 선수 “어려운 목표 정해놓고 이룬 후 성취감 즐기세요” ▼

경기 부곡중앙초 5학년 이송지 양(왼쪽)과 충북 산성초 3학년 김동현 군(오른쪽)이 최근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가운데)를 만났다.
경기 부곡중앙초 5학년 이송지 양(왼쪽)과 충북 산성초 3학년 김동현 군(오른쪽)이 최근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가운데)를 만났다.
도마를 짚고 날아올랐다. 몸이 날개를 단 듯 가벼웠다. 허공을 빙글빙글 돌았다. 두 다리가 정확하게 바닥에 꽂혔다. 경기장은 관객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8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감동의 장면이다.

‘도마의 신’이라 불리는 양학선 선수(20)는 최근 제50회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에 이어 전국체전 도마종목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양 선수의 뒤를 잇는 대한민국 대표 체조선수를 꿈꾸는 충북 청주시 산성초 3학년 김동현 군(10)과 평소 운동을 좋아해 스포츠외교관이 되고 싶어 하는 경기 군포시 부곡중앙초 5학년 이송지 양(12). 이들은 최근 양 선수가 다니는 한국체육대(서울 송파구 오륜동)에서 양 선수를 직접 만날 기회를 가졌다.

○ ‘도마의 신’의 어린 시절 모습은?

이 양은 지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양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잠까지 설칠 정도로 그를 응원하는 왕 팬. 이 양은 양 선수에게 “어린 시절엔 어떤 모습이었나요” “체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양 선수는 체조를 했던 형을 따라 초등 2학년 때 체육관에 놀러 가면서 체조를 자연스럽게 접했다고 말했다. 도마 위에서 재주를 넘고 매트 위를 구르며 노는 것이 재밌었다고.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체조를 시작하며 매일같이 연습에 전념했다.

“재미있어서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고된 연습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어요. 한창 놀고 싶은 사춘기 시절엔 집을 나가고 방황하기도 했어요.”

양 선수는 운동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부모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3 때 운동을 그만두려는 양 선수에게 어머니는 한 가지를 제안했다고 한다. ‘1년 안에 국가대표가 되지 않으면 운동을 그만둬도 좋다’고. 그로부터 1년 뒤인 고1 때 양 선수는 신기하게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 ‘양1’ 기술이 탄생한 계기

김 군은 현재 충북대에서 체육영재 훈련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양 선수에게 체조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군은 “특히 ‘양학선 1’(이하 ‘양1’·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돌고 착지하는 것) 기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2010년에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도마종목 4위를 했어요. 약간만 실수해도 점수가 확 떨어지는 도마종목에서 확실하게 1등을 할 수 있는 신기술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양1’이에요.”

당시 이 기술은 역대 최고 난도인 7.4점을 받았다. 최근 국제체조연맹의 난도 재조정을 통해 6.4점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도마 기술 가운데 가장 높은 난도를 인정받는다.

○ 새로운 기술은 계속된다, 쭉∼

양 선수는 지난달 17일까지 전국체전에 참가한 후 이달 초 열리는 스위스컵 대회에 초청받아 올림픽 후 처음으로 국제무대에서 실전 감각을 다듬었다.

올해 일정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기술인 ‘양2’를 완성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 언제 이 기술을 선보이게 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양1’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이 놀라운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결심은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양 선수는 운동선수를 꿈꾸는 친구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목표는 최대한 높게 잡는 것이 좋아요. 최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단계별 목표를 다시 정한 뒤 그것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성취감을 느끼면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것을 하나씩 익혔을 때 큰 성취감을 얻었지요.”

양 선수는 “내 이름을 건 최고난도 기술을 3개 더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면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 연습하고 있다. 나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라며 웃었다.

글·사진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 항공승무원 이한나 씨 “외모보다 중요한 건 배려심과 봉사정신이죠” ▼


서울 미림여고 3학년 전지예 양(오른쪽)과 전북 남원여고 2학년 서설아 양(왼쪽)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원에서 캐빈서비스훈련팀의 이한나 부사무장을 인터뷰했다.
서울 미림여고 3학년 전지예 양(오른쪽)과 전북 남원여고 2학년 서설아 양(왼쪽)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원에서 캐빈서비스훈련팀의 이한나 부사무장을 인터뷰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서울 강서구 오쇠동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원에 동아일보 교육법인이 만드는 주간 고교생 신문 ‘PASS’의 고교생 기자인 서울 미림여고 3학년 전지예 양(18)과 전북 남원여고 2학년 서설아 양(17)이 도착했다.

항공승무원이 꿈인 두 학생이 ‘신나는 공부’의 도움을 받아 만난 사람은 아시아나항공 캐빈서비스훈련팀 이한나 부사무장(31).

아시아나항공 공채 85기 승무원인 이 부사무장은 비행 때는 일등석 손님을 상대하고, 지상에서는 신입 승무원들에게 기내 서비스 방법, 인사법, 화장법, 워킹 등을 가르치는 8년차 베테랑이다.

○ 비행 전 철저한 준비는 필수!

“항공승무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전 양이 조심스레 첫 질문을 던졌다.

“대학 때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항공승무원을 추천해주셨어요. 해외봉사활동을 다니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제 적성에 맞을 거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저도 다른 사람을 챙기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승무원을 준비하게 됐어요.”(이 부사무장)

승무원의 하루는 어떨까. 이 부사무장은 “비행 전에도 준비할 일이 많다”며 운을 떼었다. 승무원들은 비행이 있는 날이면 최소 출발 3시간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화장과 복장을 가다듬고 기내에서 사용할 앞치마 등을 다리는 데 먼저 1시간이 걸린다. 출발 2시간 전에는 회사 브리핑룸에 모인다. 이곳에서 비행일정과 탑승인원, 손님에게 제공될 식사, 각자 담당할 비행기 내 구역과 업무 등을 숙지한다. 이 모든 준비가 끝나면 회사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한다.

승무원이 되면 해외에 자주 나가는 기회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로 해외 체류기간은 길지 않다.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비행 때는 최대 1.5일의 휴식시간이 주어지지만 중국이나 일본 같은 단거리 비행은 체류기간 없이 곧바로 다음 비행이 이어진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갔다가 손님이 모두 내리면 비행기 안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손님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 승무원은 항공운항과? “전공 상관없어요”

항공승무원은 일반적으로 항공사가 공개채용을 실시해 선발한다. 채용전형은 △서류평가(자기소개서, 대학 학점, 공인영어점수 등) △인·적성과 상식 등을 평가하는 면접 △영어인터뷰 △체력측정(수영 25m, 윗몸일으키기, 악력, 유연성 등)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상대하는 승무원에게 영어능력은 중요한 자질 중 하나. 그렇다고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회화실력이 필수적이진 않다.

이 부사무장은 “영어회화를 잘하면 도움이 되지만 손님과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정도면 괜찮다”고 말했다.

대학 전공은 ‘항공운항과’처럼 비행과 직접 관련 있는 학과를 나와야 할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승무원이 되는 데 학과제한은 없다.

실제로 승무원들의 전공은 정치외교학과부터 수학과까지 천차만별이다. 전공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인성, 봉사정신 등 승무원에게 필요한 자질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 부사무장은 조언했다.

“저는 음대를 나왔어요. 저희 회사에는 항공이나 서비스와 관련한 전공을 가진 사람은 40명 중 10명이 채 안 돼요. 인성과 직업에 대한 태도가 더 중요하답니다.”(이 부사무장)

마지막으로 서 양이 승무원을 꿈꾸는 고교생들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예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떠올리며 승무원을 동경하는 학생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승무원은 화려한 직업이 아니라 손님에게 봉사하는 직업이에요. 예쁜 외모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남을 섬기는 마음이 필요하답니다.”(이 부사무장)

글·사진 유수진 기자 ysj93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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