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월동 준비가 한창인 3일 광주시 동림동에서 전국에서 모인 카페베네 대학생 청년봉사단원 100여 명이 장애인 가정과 저소득 홀몸노인 가구 등에 연탄배달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연탄은행에서 선정한 15가구에 3000장의 월동용 연탄을 전달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저소득층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등은 사용이 불편해도 기름이나 가스에 비해 돈이 적게 드는 연탄을 꾸준히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해관리공단 호남지사는 올해 호남지역 저소득층 연탄보조사업 대상이 1만8262가구에 달한다고 4일 밝혔다. 저소득층 연탄보조사업은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소외계층에게 평균 연탄 300장 정도를 구입할 수 있는 16만9000원 상당의 쿠폰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역별 연탄보조사업 대상은 광주 2659가구, 전남 8764가구, 전북 6848가구다. 가구당 2.5명꼴로 거주한다고 추산하면 5만 명 정도가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는 셈이다.
호남지역 연탄보조대상 가구는 전국 사업대상 8만6400가구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호남인구가 525만 명(전국의 11%)인 것을 감안하면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이 타지역보다 많은 셈이다. 최근 4년간 호남지역 소외계층의 연탄 난방이 9% 줄었지만 대상자 사망 등 자연감소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심 달동네보다 도시 변두리 외곽지역에 연탄을 쓰는 소외계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대표적 달동네인 광주 서구 양동 발산부락에서 연탄을 쓰는 소외계층은 45가구다. 반면 외곽지역인 북구 건국동은 133가구, 광산구 어룡동은 70가구였다.
한국광해관리공단 호남지사는 “연탄은 가스배출 등 환경문제가 있지만 고유가 시대 난방유보다 70% 정도 저렴해 소외계층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며 “소외계층이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남지역 연탄공장은 광주 1곳, 전남 2곳, 전북 2곳 등 5곳이 있다.
한편 저소득층 연탄보조사업은 연탄을 쓰는 소외계층이 신청해야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일부는 지원에서 누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불황의 여파로 연탄기부 운동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탄가게 주인 김모 씨(56)는 “경기침체 탓인지 올해는 연탄기부 운동도 줄어든 것 같다”며 “미용실, 술집 등 상가에서 난방유 부담을 이기지 못해 연탄으로 바꾸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는 에덴병원에서 기부한 연탄 1만 장을 지원에서 빠진 소외계층에 나눠줄 방침이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 주민들은 지난달 소외계층 9가구에 연탄 3700장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연탄의 소비자가격은 장당 500∼600원이지만 공장에서 연탄을 구입할 경우 장당 410원이다. 연탄 배달 봉사활동으로 한 장당 최고 19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연탄기부 못지않게 배달 봉사활동이 매력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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