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한낮 기습폭우에 빗물수문 열려 ‘아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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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시민 13명 구조

10일 낮 서울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순식간에 청계천 물이 불어나면서 산책하던 시민들이 한때 고립됐다.

이날 낮 12시 50분부터 15분 동안 종로 일대에 약 13mm의 비가 쏟아지자 인근의 빗물을 청계천으로 방류하는 수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청계천 수위가 순식간에 높아지면서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 5분경 서울 종로구 청계4가 배오개다리 인근 청계천변 산책로에서 5명을 대피시키는 등 청계천 일대에서 13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청계천 수문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청계천 인근에 비가 오면 배수를 위해 빗물이 모두 청계천으로 향하도록 설계돼 있다. 15분 동안 3mm 이상의 비가 오면 배수관 압력이 높아져 수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청계천 전 구간에는 249개 수문이 설치돼 있다.

시설공단 상황실은 기상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수문이 열릴 것으로 판단되면 청계천을 사전에 통제한다. 청계천 일대의 스피커로 대피 안내방송을 하고 현장 안전요원이 시민들의 대피를 유도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위가 갑작스럽게 높아져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고 시설공단 측은 설명했다. 정용화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장은 “출입통제 뒤 20분이 지나야 수문이 열리는데 이번에는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8분 만에 수문이 열렸다”며 “점심시간이어서 시민들이 많았고 비를 피하려고 다리 밑으로 몰렸다가 고립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대피 안내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청계천#시민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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