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산책하다가…” 15분 쏟아진 비에 13명 고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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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방류 수문 열려 갑자기 물 불어…119 구조 출동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청계천 물이 불어나 산책하던 시민 13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10일 낮 서울에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쏟아진 시간은 15분에 불과했지만 인근의 빗물을 청계천으로 방류하는 수문이 열리면서 물이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 때문에 청계천을 산책하던 시민 13명이 고립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 5분께 서울 종로구 청계4가 배오개다리 인근 청계천변 산책로에서 폭우로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청계천 물에 고립된 시민 김모 씨(61) 등 5명을 대피시키는 등 청계천 일대에서 모두 13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회사원 최모 씨(47)는 "청계천 산책로를 걷던 중 갑자기 폭우가 내려 배오개 다리 밑에 피해 있다가 마침 비가 그쳐 걸어 나오는데 갑자기 수문이 열리면서 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당시 최 씨 일행은 급히 산책로를 빠져나왔지만 미처 못 나온 사람들은 그곳에 고립됐다는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린데다 빗물을 청계천으로 방류하는 수문까지 열리면서 수량이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도 안내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장에서 뒤늦게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아 대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계천 수문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비가 오면 지상의 빗물이 청계천으로 향하게끔 돼 있다. 강수량이 많아 수압이 높아지면 수문은 자동으로 열린다"면서 "수문이 열릴 수 있다고 판단하면 대피 안내방송을 한다. 오늘은 짧은 시간에 수량이 급격히 불어나 안내방송 후에도 미처 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0분께부터 15분간 서울에는 12㎜의 많은 비가 내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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