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매립지골프장 민간운영 안돼” 인천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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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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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관리공사 자회사 운영 예정… 국회 “공공기관 선진화 위배”
환경부서 ‘민간위탁’ 방안 검토, 주민들 반대… 개장포기 우려도

개장을 앞둔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1매립지 골프장(36홀) 모습. 이 골프장은 운영주체를 둘러싼 논란으로 당초 6월에서 10월로 개장이 늦춰졌고, 내년 개장설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시 제공
개장을 앞둔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1매립지 골프장(36홀) 모습. 이 골프장은 운영주체를 둘러싼 논란으로 당초 6월에서 10월로 개장이 늦춰졌고, 내년 개장설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 서구 백석동에 조성된 수도권1매립지 골프장 개장이 운영주체 간의 마찰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골프장은 민간 위탁운영을 놓고 논란에 휩싸인 끝에 당초 6월 개장이던 일정이 10월로 연기됐으며 내년 개장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서울 난지도 골프장처럼 개장을 포기하고 공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매립해온 수도권1매립지에는 2000년 10월 사용이 종료된 후 수도권 최대 야생화단지가 들어섰다. 이어 2014년 아시아경기를 치를 골프장이 제1매립지 내 153만2877m²에 조성된 상태다. 골프장 측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조성 공사를 끝내고 이달 준공검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골프장은 지하에 쓰레기를 매립한 곳이어서 지반 침하 현상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골프장 중간에는 매립된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하는 관로 중간집하장이 3개가 있다.

특히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침하현상과 함께 악취 발생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골프장 개장을 앞두고 누가 관리하느냐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직영 또는 자회사를 통한 운영을 검토해오다 6월 환경부 협의를 거쳐 자회사 운영으로 방향을 정했다. 골프장 운영과 함께 매립지 관리에 대한 전문성도 중시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

그러나 국회에서 “매립지 골프장의 자회사 운영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위배된다”고 지적해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 폐자원에너지팀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 골프장과 같은 형태는 국내에 처음이어서 운영 주체에 대한 특정 모델이 없다”며 “그러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은 민간 위탁운영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 틀 내에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매립지 골프장 승인권을 쥐고 있는 환경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 때문에 민영위탁 방안을 선호하는 입장. 하지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민간운영이 이뤄질 경우 매립지 사후 관리에 어려움이 크고, 골프장 운영에만 매달려 복지 환경시설 설치에 소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립지 주변 주민들은 환경부 방침에 반발해 제2, 제3 매립지의 쓰레기 반입에 대한 준법 단속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인천시도 “수십 년간 매립지 악취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정서를 외면한 채 민간운영라는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반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수도권1매립지#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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