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때 지키지 못해 죄송… 꼭 일어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03시 00분


괴산 삼송리 600살 왕소나무… 뽑힌 뿌리에 흙 덮어 소생기원

30일 오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에서 열린 왕소나무 소생 기원제에서 임각수 괴산군수가 잔을 올리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290호인 왕소나무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28일 오전 10시경 쓰러졌다. 괴산군 제공
30일 오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에서 열린 왕소나무 소생 기원제에서 임각수 괴산군수가 잔을 올리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290호인 왕소나무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28일 오전 10시경 쓰러졌다. 괴산군 제공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뿌리째 뽑힌 천연기념물(제290호)인 충북 ‘괴산 삼송리 소나무’(일명 왕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왕소나무는 높이 12.5m, 둘레 4.7m의 거목으로 용이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것과 닮았다고 해서 ‘용송(龍松)’으로도 불려왔다.

괴산군은 28일 왕소나무가 쓰러지자 중장비와 전문인력을 동원해 노출된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흙을 덮는 등 응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다음 날에도 뿌리 흙 부분에 마대를 설치했고 나무병원 직원들을 불러 부러진 가지를 제거하고 소독한 뒤 주사를 놓았다. 30일에는 송면지역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임각수 괴산군수와 주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왕소나무의 소생을 비는 기원제를 열었다.

그러나 왕소나무의 굵은 뿌리가 완전히 뽑힌 데다 오래돼 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도 이번 태풍으로 뿌리째 뽑힌 동구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를 살리는 데 애를 쓰고 있다. 광주시는 29일 밑동을 드러냈던 회화나무를 원래 상태로 심었다. 수령 130년인 이 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후 항전지였던 옛 전남도청에서 ‘5월 광주’를 지켜봤던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나무가 넘어지면서 잔뿌리의 상당 부분이 손상된 데다 오래돼 생존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광주시는 고사를 막기 위해 통나무와 와이어로프로 나무를 고정하고 영양제를 주는 등 특별관리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가지(지름 18cm, 길이 4.5m) 하나가 부러진 충북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건강진단이 실시된다.

괴산=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괴산 삼송리 소나무#태풍#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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