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 사랑나눔… 행복이 꽃피는 소흘마을

  • 동아일보

주민자치위, 4년째 나눔 운동… 무료급식-다문화 가족 후원

365일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포천시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 제공
365일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포천시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 제공
“다음에 꼭 갚겠습니다.”

29일 오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 옆 창고.

50대 남성 한 명이 창고에서 쌀 한 포대(20kg)를 들고 나갔다. 간단한 인적사항만 적을 뿐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더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기묘한 풍경.

소홀읍 주민자치위는 4년 전부터 ‘1% 사랑나눔 운동’을 시작했다. 인구 4만8000여 명의 소홀읍은 도농복합지역.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대규모 아파트와 공장이 늘면서 전입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20, 30대 젊은층과 이주노동자도 많아지고, 홀몸노인과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비율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원주민과 전입자 간, 세대 간 갈등도 많았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자치위가 생각한 것이 ‘사랑나눔 운동’이다.

2008년 19명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후원금을 내는 회원만 68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모인 돈이 무려 2억2000여만 원. 이 돈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족에게 항공 왕복권과 선물도 후원했다. 또 이주노동자의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사랑나눔에는 넉넉한 사람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었다는 환경미화원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폐품을 팔아 모은 돈을 놓고 가기도 했다.

주민자치위 김재창 위원장은 “처음 시작은 미약했지만 좋은 뜻이 알려지면서 동참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적어도 우리 지역만큼은 사랑이 꽃피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소흘마을#나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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