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운영사업자인 ‘플로섬’ 간의 갈등으로 운영이 지연되고 있는 세빛둥둥섬 제2섬 내부.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시가 “섬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민간사업자인 ㈜플로섬에 약 92억 원의 위약금을 부과한 것. 시는 지난달 17일 “세빛둥둥섬 사업이 총체적 부실 속에 추진됐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한 뒤 이 회사를 상대로 재협약 및 민사소송을 추진했다.
시는 “플로섬이 세빛둥둥섬을 직접 운영할 임대사업자를 찾지 못하는 등 사실상 운영이 중단돼 위약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플로섬과 계약을 하면서 세빛둥둥섬의 준공과 운영 개시가 지체될 경우 플로섬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협약에 명시된 운영 개시일인 지난해 10월 1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빛둥둥섬은 개관 이후 커피숍과 편의점이 입주하고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입주해 있던 커피숍과 편의점이 지난해 말 높은 임대료를 이유로 철수했고 현재는 비가 올 때마다 안전상의 이유로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달 중순 서울시가 플로섬을 상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계약 파기 민사소송은 현재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긴 시간이 걸리는 소송보다는 재협약을 통해 섬을 빨리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 입장과 달리 섬 관련 사업에 서울시가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구 관계자는 “세빛둥둥섬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구역을 문화예술특구로 지정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와 협의하고 있는데 여기서 섬을 제외해달라는 서울시 요청이 있어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섬 일대에서 진행됐던 각종 문화행사는 올해 취소됐거나 열리지 않고 있다.
현재 시가 플로섬과의 계약에서 가장 크게 문제를 삼는 부분은 세빛둥둥섬의 무상사용 기간이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나면서 시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와 플로섬은 지난해 12월 총투자비를 964억 원에서 1390억 원으로, 무상사용기간을 30년으로 수정하는 등 사업협약을 변경했다. 현재 시는 플로섬 측에 무상사용 기간을 다시 20년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 승인도 없이 협약 변경이 이뤄진 데다 관련 법규상 무상사용기간은 20년을 넘을 수 없다. 재협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플로섬 측은 “협약 변경은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의 사업타당성 검토를 거친 것”이라며 “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비밀리에 협약을 바꾼 듯이 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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