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대, 총장직선제 22년만에 폐지

  • 동아일보

교직원 투표서 53% 찬성

전북대 총장 직선제가 22년 만에 폐지된다.

전북대는 18일부터 24일까지 총장후보 직선추천제도 개선에 관한 교직원 찬반투표를 한 결과 찬성 53.4%, 반대 46.6%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투표에는 전북대 전임교원 974명 중 914명이 투표해 93.8%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북대는 1990년부터 유지돼온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학칙 개정 절차를 거쳐 새로운 총장 임용 후보자 추천 방식을 정한다.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은 직선제를 폐지한 타 대학처럼 학내외 인사 50여 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자 추천 임용위원회에서 2명을 뽑아 교육과학기술부에 추천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통신대를 제외한 37개 국립대 가운데 32개 대학이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다. 전북대를 비롯해 전남대 부산대 경북대 목포대 등 5개 대학에서 유지돼 왔다.

이번 전북대의 총장 직선제 폐지 결정은 교과부가 재정지원을 무기로 직선제 폐지를 압박하면서 시작됐다.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인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총장 직선제 개선’을 핵심 지표로 추가해 폐지를 사실상 요구하고 나온 것이다. 교과부는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교육역량강화사업 탈락은 물론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하고 정원 감축과 예산지원 축소 등 각종 불이익을 줄 계획이었다. 대학 측은 총장 직선제를 유지해도 결국에는 강제 폐지당하고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 배제되는 등 대학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교수들에게 폐지에 동의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반면에 교수회는 “결과를 수용한다”면서도 “대학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전국적인 차원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거석 총장은 “큰 틀에서 보면 직선제 유지 의견이나 폐지 의견 모두 대학 발전이라는 지향점은 같다”면서 “학무회의 의결을 거쳐 8월 말까지 학칙을 개정하고 직선제를 대신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총장 선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북#전북대#총장 직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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