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정연 씨 이달 중순경 조사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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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원 자금 출처 확인 초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37)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달 중순 정연 씨를 조사하기로 하고 조사 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정연 씨는 올 3월 셋째아이를 출산해 소환조사가 어려울 수도 있어 방문조사나 서면조사를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귀국해 28∼30일 사흘간 검찰 조사를 받은 이 아파트 원주인 경연희 씨(43·여)가 “2009년 1월 전달받은 13억 원(약 100만 달러)은 정연 씨가 미국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있는 ‘허드슨 클럽’ 아파트 400호 구매 잔금으로 건넨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함에 따라 정연 씨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해졌다. 경 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초 정연 씨가 구매한 아파트가 두 채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달리 정연 씨는 한 채의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된다. 또 경 씨는 “2007년 중국계 미국인 친구 임웡 씨 계좌를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보낸 40만 달러를 계약금으로 받았다. 이후 2009년에 받은 돈은 중도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연 씨가 경 씨에게 보낸 13억 원의 출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돈이 박 전 회장이 마련해 준 돈인지, 또 다른 후원자로부터 받은 돈인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돈을 경 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의 제보자인 미국 카지노 매니저 이달호 씨에게 13억 원이 든 사과상자 7개를 건넨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50, 60대 남성’의 신원을 밝히는 것도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검찰은 “일부 언론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가 재개된다고 보도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사 확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연 씨 조사 시기가 이달 10일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건의 주임검사가 1∼10일 예정된 반부패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데다 경 씨에 대한 추가 조사 필요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에 정연 씨의 조사 시기와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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