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대신 전파로 유방암 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전자통신硏 진단기술 개발
2017년 상용화 가능할 듯

앞으로 5년 뒤면 유방암 검진을 받을 때 유해성 우려가 있는 방사선(X선) 대신 전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3GHz(기가헤르츠) 대역의 고주파를 활용한 유방암 영상진단 기술을 개발했으며 임상시험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유방암 영상의학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의대 문우경 구혜령 교수팀이 이 기술을 활용해 3년간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벌이게 된다. 상용화는 2017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TRI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지름 5mm 크기의 유방암까지 찾아낼 수 있어 1cm 이상의 암을 검진할 수 있는 X선 촬영 기술보다 더 정확하다. 연구팀은 동물 임상실험에 성공했으며 의료기기 시험검사도 합격했다.

최근 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검진을 받는 사람도 함께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주로 쓰는 X선 촬영은 소량이지만 인체가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점 때문에 연간 촬영횟수가 제한되고 심리적인 부담도 있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전파를 이용한 유방암 영상진단 시스템은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에서 정한 전파의 인체 흡수율 기준의 1000분의 1보다 낮은 수준에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게 ETRI 측의 설명이다.

여성들이 단순히 검사대에 엎드린 상태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유방암 검진을 받으려면 여성들이 가슴을 빈 공간 없이 완전히 밀착해야 했기 때문에 불쾌감과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해 온 ETRI 전순익 박사는 “전파를 이용한 유방암 영상진단 시스템은 국내 영상의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초기에는 유방암 검진에 기존 영상의학 장비들을 그대로 쓰면서 정확도를 더 높이기 위한 보완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전파#유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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