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버스운전사 임금, 경기보다 많아… 파업 강력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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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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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버스노조 ‘18일 파업’ 결의… 市 “9.5% 인상은 무리”

총파업을 하기로 의결한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요구하는 ‘9.5% 임금 인상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지역 버스 운전사들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버스 운전사나 타 직종 노동자에 비해 임금이 높아서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근속 4∼7년차에 속하는 시내버스 3호봉 운전사는 연봉 4021만6000원을 받고 있다. 이는 마을버스 운전사(2160만 원)나 택시 운전사(법인택시 기준·약 2000만 원)보다는 2배 정도로 많은 액수다. 연봉으로 약 2540만 원을 받는 공무원(기능직 9급) 5호봉보다 1500만 원을 더 받는 셈이다. 서울 시내버스 운전사의 임금은 입사 5년차에 해당하는 서울메트로 기관사 7급 8호봉과 같은 수준이다.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다른 지역 버스 운전사에 비해서도 이들의 임금 수준은 30% 가까이 높다. 2호봉 기준 서울시 버스 운전사가 월급 320여만 원을 받는 반면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경기도 버스 운전사는 80만 원가량 적은 230만 원 안팎이다. 인천시 버스 운전사(280여만 원)에 비해서도 40만 원 정도 많이 받고 있다.

버스노조는 “다른 직종 종사자나 타 지역 운전사들이 (일하는 것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고 있을 뿐이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태주 버스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연봉은 사고가 나면 받을 수 없는 무사고 수당 11만 원 등 다른 수당이 다 포함된 액수”라며 “근로조건이 원래 열악한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강경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사용자)이 올해 표준운송원가를 253억 원 가까이 줄이며 경영개선을 하고 있어 9.5%대의 임금 인상은 무리한 요구라는 것. 시는 파업에 돌입하면 운행률이 낮은 운수업체의 운영지원금을 삭감할 방침이다.

시는 2004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운수업체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적자를 시비로 지원해주고 있다. 올해 2월 시내버스 요금을 150원 인상했지만 여전히 이에 필요한 지원금 3016억 원이 부족해 어려운 상황이라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16일로 예정된 마지막 조정협상에서 타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시#버스운전사#임금#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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