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스승의 날 “학원강사에게 선물” 40%, “교사에게…”는 23%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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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에게 선물” 40%, “교사에게…”는 23% 그쳐

맞벌이 주부 이모 씨(42·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는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이 다니는 수학학원 강사에게 줄 핸드백 액세서리를 샀다. 강사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과 평소 화려하고 반짝이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취향을 알아낸 뒤 공을 들여 디자인을 골랐다. 이 씨는 “수학 과목은 특히 개인별로 수준 차가 커 학원에서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성적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학원 강사를 각별히 챙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정작 학교 선생님에게 줄 선물은 사지 않았다. 이 씨는 “중학생 이후부터는 학교 교사에게 잘 보여 봐야 큰 효과가 없는 데다 교사들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5월에 학부모가 찾아오는 걸 꺼리기 때문에 따로 선물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교사 대신 학원 강사를 더 챙기는 사례는 이 씨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인터넷쇼핑몰인 신세계몰을 통해 30, 40대 고객 5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가 스승의 날 가장 선물을 하고 싶은 대상으로 학원 강사를 꼽았다. 학교 담임교사라는 응답은 학원 강사의 절반 수준인 23%에 그쳤다.

학교 담임교사에 이어 선배, 멘토 등 직장이나 학교에서 만난 ‘인생 선배’가 16%, 어린이집 교사가 12%였다. ‘선물하고 싶은 대상자가 없다’는 응답자도 6% 있었다. 백화점 측은 응답 대상자의 결혼 여부를 따로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설문의 성격상 자녀가 있는 기혼자들이 주로 응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측은 선물하고 싶은 대상 순위에서 학원 강사가 학교 교사를 제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학생들이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교육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주부 김모 씨(43·서울 양천구 목동)는 “아이들이 특목고 준비 등 수준별 학습을 위해 소그룹 단위로 학원 강사와 밀착해 공부하다 보니 학원 강사에게 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촌지 논란 등의 이유로 스승의 날 아예 휴교를 하거나 규정상 선물을 받지 않는 학교가 늘어난 것도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실적으로 선물을 할 방법이 없으니 선물하고 싶은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주부 김모 씨(39·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는 “학교 교사에게는 민감한 시기인 5월을 피해 4월이나 6월에 선물하는 게 ‘암묵적인 룰’”이라며 “비싼 선물은 부담스러워 해 주로 10만 원 미만으로 고른다”고 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또 “맞벌이 등의 이유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0, 40대 부부가 늘어나면서 선물하고 싶은 대상으로 어린이집 교사를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선물의 가격대는 5만∼10만 원(33%)과 10만∼20만 원(31%)이라는 대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만 원 이하라는 응답도 17%에 달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교육#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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