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비리 어디까지… 돈 찾으러 가니 “가짜통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주저축銀 임원, 고객 300여명 예금 166억 빼돌려

6일 영업정지된 한주저축은행에서 고위 임원이 300명이 넘는 고객에게 ‘가짜 통장’을 발급하고 166억 원가량을 빼돌려 달아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은 수법이 치밀하고 빼돌린 금액이 많아 임원 한 사람이 저지른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영업정지된 한주저축은행 일부 예금자는 10일 가지급금을 신청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 지점을 방문했지만 “(제시한 통장으로는) 돈을 예금한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황당해했다. 이 예금자들은 예치 기록을 찾기 위해 예금보험공사를 방문해 전산조회를 했지만 자신들의 예금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들이 갖고 있던 통장은 계좌조회조차 되지 않는 ‘대포통장’이었던 셈이다.

[채널A 영상]“다음달이 만기였는데…가짜 통장이라니”

대포통장으로 고객 돈을 빼돌린 한주저축은행의 임원은 예금자 돈을 받아 원장에 입력하지 않고 내부 테스트용 단말기로 통장에 금액 등을 찍는 수법으로 가짜 통장을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수법으로 빼돌린 금액은 166억 원가량, 피해자는 300명 이상인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다. 한주저축은행은 고금리를 준다며 예금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일부 수도권 거주자도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 있는 이 저축은행을 직접 방문해 예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임원의 일탈행위인지, 조직적인 차원의 범죄인지는 수사 결과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너가 간부와 짜고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며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황승택 채널A 기자 hstneo@donga.com  
#저축銀 비리#가짜 통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