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전무, 브로커 윤씨 공사수주 챙겨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검찰, 원전직원 진술 확보
짝퉁 부품 안전성 검사 나서… 이상 확인땐 원전 가동 중단

원전 납품 비리를 수사 중인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관정)는 2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임원이 이번 사건의 핵심 브로커인 윤모 씨(56·구속)가 고문인 S사의 공사 수주 과정에 도움을 줬다는 정황을 잡고 한수원 고위층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본보 2일자 A12면 “한수원 간부들, 브로커 통해 정치권 인사청탁”


울산지검은 최근 고리원전 납품 비리 과정에서 구속된 고리원전 직원 김모 씨(49)에게서 “지난해 한수원 전무인 P 본부장에게 ‘윤 씨가 고문으로 있는 S사 공사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전화를 두 차례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김 씨는 “한수원 고위 간부가 윤 씨를 통해 인사청탁을 했다”며 검찰에 인사 로비 의혹을 진술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 진술을 근거로 윤 씨와 P 본부장 사이에 대가성 금품 등이 오갔는지 확인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또 김 씨는 “2006년 전무로 퇴직한 P 본부장이 이례적으로 2010년 다시 한수원 전무로 발탁된 데 이어 지난해 4월 고리원전 1호기 운전 정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박탈 처분을 받았지만 올 2월 다시 전무로 복귀했다”며 “한수원에서는 정·재계 인맥이 두꺼운 윤 씨의 힘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많다”고 진술했다. 실제 한수원 내부에서는 “본부장(전무)을 선임할 때 청와대 인사, 민정수석실 검증 절차가 들어가는 데다 보직이 박탈되면 경질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지만 이례적으로 중책을 맡은 P 본부장 주변에 큰 힘이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윤 씨는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윤 씨는 검찰이 압수수색 때 발견한 한수원 임직원 명함 90여 명의 관계에 대해 “K, 또 다른 K, K, P, C, J 씨 등 한수원 핵심 간부 10명가량과 친한 것은 맞다”면서도 “한수원 핵심 인사 가운데 두 명은 만난 지 1, 2년이 지난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일단 윤 씨를 ‘주변 정·재계 인맥을 과시해 한수원 고위 간부와 친분 관계를 쌓은 뒤 한수원 공사 수주, 직원 승진 및 보직 인사에 개입한 로비스트 또는 브로커’로 보고 한수원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고리 3, 4호기와 영광 1, 2호기 원전에 납품된 ‘짝퉁’ 밀봉 부품(실링 유닛)에 대한 안정성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 부품은 원자로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안전 관련 핵심 부품이어서 안전성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부품 교체를 위해 원전 가동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수원 측은 “M사가 제작한 부품은 원가절감을 위해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으로 원전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울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원전 납품 비리#한수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