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경감 “검찰뒤에 숨은 검사에 화나… 상부보고 않고 휴가내 결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검찰청앞 시위 이지은 경감
“검찰뒤에 숨은 검사에 화나… 상부보고 않고 휴가내 결행”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미니스커트 1인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경찰청 이지은 경감이 29일 시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미니스커트 1인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경찰청 이지은 경감이 29일 시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복장으로 이슈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잘 어울릴 것 같아 미니스커트를 골라 입었고 선글라스는 햇빛 때문에 눈이 아파 쓴 거예요. 누구보다 법을 공정하게 다뤄야 할 검사가 검찰 뒤에 숨으면 안 된다는 얘길 하고 싶었습니다.”

27일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미니스커트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1인 시위를 벌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이지은 경감(34·경찰대 17기)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니스커트 시위를 한 배경에 대해 망설임 없이 설명했다. 그는 ‘박○○ 검사는 경찰의 소환요구에 즉각 응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해 화제가 됐다.

▶ 본보 28일자 A1면 간부여경 검찰청앞 시위…

이 경감이 피켓에 적시한 박대범 검사(38)는 지난달 밀양경찰서 정재욱 경위(30)가 “막말을 하고 수사 축소를 지시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인물. 경찰은 수사권 조정을 두고 검찰과 오랜 갈등을 빚어온 터라 의욕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수사 지휘를 하는 검찰이 경찰의 자료 요청과 증인 신청을 번번이 기각하면서 마찰이 커지고 있다. 박 검사는 경찰의 출석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 경감은 “누구든 잘못을 저지르면 수사를 받아야 하고 검사도 예외는 아니잖아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경감의 1인 시위를 두고 검찰은 ‘경찰의 언론플레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경감은 “정작 비겁한 쪽은 밀양사건에 대해 ‘기획 고소’라며 음모론을 퍼뜨린 검찰”이라며 “이번 시위는 상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았고 마침 대구에 언니가 살아 ‘친지 방문’ 명목으로 하루 휴가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널A 영상] “검사 출석하라” 미모의 女경찰간부 1인 시위

이 경감의 1인 시위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선배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줬다’ ‘소신을 높이 산다’는 여론이 많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법 앞에 특권을 누려온 검찰에 일침을 가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수원사건 뒤에도 검경이 여전히 밥그릇 싸움을 한다’는 비판론도 적지 않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1인 시위#이지은 경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