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여기자들, 왜 검사와 술자리를…” 변협 논평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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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검찰이 언론인과 한계를 넘어가는 술자리를 만들고 여기자들은 그런 자리에 응해서 수모를 당하는지 의문이다.”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검 최재호 부장(48)이 여기자 2명을 잇따라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해 2일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인 엄상익 변호사(58)가 술자리에 참석한 여기자를 비판하는 듯한 논평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검찰과 언론의 적절치 못한 술자리 모임이 없어져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권력에 유착해 편히 취재하려는 언론의 일탈된 행동”이라며 “기자는 중립적이고 고고한 입장에서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언론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평이 나간 뒤 “잘못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려는 전형적인 양비론”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변협 측은 “협회 공식 입장은 아니다”며 “이사회 회람과 토의를 거치는 대변인 논평으로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글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신영무 변협 회장(68)도 “일본 출장 중에 ‘서로 조심하자는 취지로 글을 쓴다’는 걸로 알고 일임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엄 변호사는 비판 여론과 변협의 해명 속에도 “평소의 소신과 의견이다. 정의와 인권의 측면에서 (논평을) 쓴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변협의 논평이 나오자 “사건의 본질을 심각하게 오도하고 있다”며 “논평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 부장은 사표를 냈지만 대검찰청은 반려한 채 징계를 검토 중이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여기자성추행#검찰#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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