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전지]서울 용산·경기 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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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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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 前 박근혜 비서실장 vs DJ정부 靑수석


서울 용산은 ‘강북 속 강남’으로 불릴 만큼 전통적인 여당 강세 지역이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강남 3구와 함께 유일하게 나경원 후보 득표율(59.7%)이 박원순 서울시장 득표율(40%)보다 높았다.

이곳에서 3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진영 의원(61)과 야권 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조순용 후보(60)가 맞붙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진영 후보는 유연한 성품으로 친박(친박근혜) 강경파 의원들과 마찰을 빚다 탈박(脫朴)했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과는 여전히 가까운 편이다. 재선 의원으로 지역 현안에도 정통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8대 국회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KBS 앵커 출신인 조순용 후보는 대표적인 친DJ(김대중 전 대통령) 인사다. 김대중 정부 당시 마지막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지난해 4·27 전남 순천 재·보선에는 민주당이 ‘최루탄 의원’인 김선동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경선을 통해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용산에 지역 연고는 없다.

용산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중심지였다. 용산역을 중심으로 국제업무지구 같은 대규모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구내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도시개발사업 지역은 모두 78곳. 각종 개발에 대한 평가에 따라 표심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이 내세운 ‘뉴타운 출구전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한남뉴타운이나 서부이촌동은 분리개발이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개발 반대 여론이 높다. 그러나 서빙고동과 동부이촌동은 30∼40년 된 노후 아파트 단지가 있어 주민들의 개발 욕구가 큰 곳이다.

두 후보 모두 ‘서민을 배려하는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진 후보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개발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주민 의견을 다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 역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신속한 해법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굵직굵직한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지속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용산공원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국제업무단지가 완성되면 용산전자상가, 이태원과 연계해 대표적인 상권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진 후보는 신분당선 이촌역 유치와 보광역 신설을 약속했고, 조 후보는 강변북로(동작대교∼한남대교)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경기 하남 - 미군기지 터 대학유치냐 패션단지냐 ▼



경기 하남은 3선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문학진 후보(57)와 새누리당 이현재 후보(62)가 두 번째 재대결을 펼친다. 두 후보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없지만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통합진보당 구경서 후보(50)가 무소속 출마에 나서면서 야권 표 잠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8대 총선에서는 문 후보가 2만2457표(46.19%)를 얻어 1만8799표(38.67%)를 얻은 이 후보를 3658표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당시 한나라당 김황식 시장이 추진한 광역화장장은 김 시장과 화장장을 찬성한 시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될 만큼 반대여론이 거셌고 이런 지역 민심이 총선 결과에 반영됐다.

지역에서는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문 후보의 국회 해머사건이 최대 논란거리다. 이 후보는 최근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 등 4명에게 사무실을 무상제공하고 호별방문을 통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하남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 후보는 “사무실 비용을 선납해준 뒤 되돌려 받았고 증빙자료도 있다”며 “집 안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호별방문도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문 후보는 “선거법 위반에 걸려 당선돼도 6개월 뒤면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이 후보를 공천한 새누리당은 하남시민을 무시하고 있다”며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반면 문 후보는 200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임위 상정에 항의하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비서실 문을 해머로 부순 것이 약점이다. 문 후보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을 잠가 야당의원의 입법심의권이 박탈된 상태였고 상임위 간사로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폭력 자체는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는 하남에서 재선을 했으면서도 국회 해머사건으로 지역주민 얼굴에 먹칠을 했고 지역을 위해 한 일도 하나도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남의 현안은 지하철 5호선 하남 연장선(서울 상일동∼하남 창우동)의 조기완공(2019년→2018년), 보금자리주택 지구(미사 감일 감북 등 3개) 원활한 추진, 주한미군기지 캠프 콜번(28만 m²) 개발방안 등이다. 모두 하남 발전을 위해 지역민들이 요구하는 사업인데, 두 후보 입장이 대부분 비슷하다. 다만 중앙대 캠퍼스를 유치하려다 사실상 무산된 캠프 콜번에 이 후보는 대학이 안 되면 패션산업단지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문 후보는 대학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4·11총선#민주통합당#새누리당#용산#조순용#진영#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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