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방서 만나는 의사… 건강 든든합니다”

  • 동아일보

대구 원격진료 서비스 인기… 병원 8곳 참여
병원 찾기 힘든 영양-울릉도 주민에게도 혜택

대구가톨릭대병원 원격영상진료실에서 최정윤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경북 영양에 있는 환자를 원격진료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대구가톨릭대병원 원격영상진료실에서 최정윤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경북 영양에 있는 환자를 원격진료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주부 김모 씨(45·대구 달서구 이곡동)는 2006년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비만인 데다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이 원인이었다.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던 그는 병원 측 권유로 지난해 10월부터 대구시가 시범 사업으로 도입한 ‘원격진료(스마트케어)’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진료 받는 것이다. 하루 두 번 컴퓨터에 자신의 혈압을 확인해 입력하고 그날 먹은 음식을 저장하면 담당의사가 원격진료센터를 통해 약 복용시간과 소금 섭취량, 칼로리 등을 고려한 식단을 짜준다. 체중 조절에 필요한 운동처방도 매일 안내한다. 현재 김 씨의 혈압은 정상치에 가깝다. 체중도 줄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혈압 변화가 심해 걱정이 많았는데 원격진료가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은 고혈압과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 628명.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등 대학병원 3곳과 여준기내과의원, 메디하트내과의원, 킴스내과외과의원, 박순원에스앤비의원, 김병준내과의원 등 5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집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받고 식습관 개선 같은 상담을 받는 편리함 때문에 참여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 대구시가 이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5점 만점에 4점 이상 나왔다. 대구시 의료산업팀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사업 성과를 분석해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병원들의 원격진료도 발전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심전도와 혈압을 확인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만성질환 관리가 쉬워져 의료비용과 진료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최근 경북 영양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영양군 보건소와 연결한 인터넷 화상으로 환자 상태를 파악해 약을 처방한다. 주민들은 “교통이 불편해 병원 이용이 쉽지 않은데 원격진료 덕분에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2008년부터 울릉군 보건의료원과 독도 경비대에 원격진료시스템을 갖추고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울릉도에 근무하는 20여 명의 공중보건의로는 주민건강을 충분히 돌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격으로 심장내과와 내분비내과, 이비인후과, 외과, 정신과, 피부과 진료를 할 수 있다. 최근까지 600여 명이 이용했다. 동산병원은 섬 주민을 위해 심장병 환자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해 처방하는 시스템도 최근 도입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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