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북교육감 등 지역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열린 포항제철고 기숙사 준공식. 전국 명문학교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포스코교육재단 제공
“확실한 먹을거리가 있든지 명문 학교가 있지 않으면 인구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포항 인구가 증가 추세인 것도 훌륭한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대공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28일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며 한숨 쉴 게 아니라 지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27일 준공한 포항제철고(포철고) 기숙사를 두고 한 말이다.
기숙사 준공식에는 이영우 경북도교육감과 도승회 전 교육감, 박승호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 지역 인사 60여 명이 대거 참석해 준공기념 테이프를 끊었다. 64억 원을 들여 지은 고교 기숙사 준공식에 이렇게 많은 인사가 모여 축하하는 풍경은 이례적이다. 전국 학력평가 10위권인 포철고에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철고는 지난해까지 모집단위가 경북에 한정된 자율형 사립고였으나 올해부터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는 경북의 38개 중학교 졸업생이 진학했으나 올해는 전국 90개 중학교에서 진학했다. 신입생 458명은 대구 부산 대전 등 각지에서 채웠다. 서울 경기에서도 수십 명이 진학했다. 전국 단위 모집을 하면서 포항지역 학부모들은 자녀의 진학 기회가 좁아졌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대구에서는 인재가 빠져나간다고 걱정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숙사는 304명이 생활할 수 있는 4층 건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고성능 철강재를 사용했다. 이 철강재는 지진에 견디는 힘도 일반 철강제품보다 훨씬 강하다. 기숙사 이름은 지난해 12월 별세한 박태준 설립이사장의 호를 따 ‘청암(靑巖)학사’로 지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철고가 전국적 명문고로 성장해 포스코와 함께 포항의 자랑이 됐다”며 “기숙사에 전국 인재들이 모여 공부하는 모습은 곧 포항의 미래”라고 축하했다. 이상구 시의회 의장도 “포항시가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명문학교는 중요한 환경”이라며 “포철고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교육재단과 포항시는 포철고 옆에 2014년 8월 개교를 목표로 포항외국인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