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점검]영종도∼월미도 여객선 중단 8일 만에 운항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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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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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우자니 적자에 울고, 끊자니 주민이 울고

21일 인천 중구 영종도와 월미도를 오가는 차도선에서 내린 시민들이 월미도 선착장을 걷고 있다. 이 뱃길은 1982년부터 운항됐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1일 인천 중구 영종도와 월미도를 오가는 차도선에서 내린 시민들이 월미도 선착장을 걷고 있다. 이 뱃길은 1982년부터 운항됐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중구 영종도와 월미도를 오가는 유일한 여객선(차량을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이 지난달 운항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가운데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중구의회에 따르면 1982년 당시 섬이었던 영종도와 월미도 항로를 민간 차도선이 운항하기 시작했다. 2000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기에 앞서 개통한 영종대교가 건립될 때까지 이 차도선은 영종도와 인천 내륙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2009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가 개통하면서 여객선 이용객이 크게 줄어 이 뱃길을 운항해 온 B해운은 적자 누적에 시달려왔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임금 체불이 4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부두 이용료를 감당하기 벅차다며 여객선 운항을 중단했다. 영종도∼월미도 노선은 영종대교가 개통했을 때는 물론이고 2009년까지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 안팎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10월 인천대교가 개통한 뒤 이용객이 크게 줄어 지난해 이용객은 53만여 명에 그쳤다는 것. 이에 따라 B해운은 인천해양경찰서에 6월까지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신고했다.

B해운이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자 영종도와 월미도 일대 주민과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주민들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개통돼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시간이 줄어 편의성은 개선됐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시내버스를 두 차례 이상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차도선 이용객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다리가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자전거나 이륜차는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월미도 주변에는 관광특구와 차이나타운, 역사문화의 거리 등 관광자원이 풍부해 이곳을 찾는 내외국인이 많아 뱃길이 끊기면 영업에 큰 지장을 받는다며 반발했다. 관광 비수기인 지난해 12월 모두 4824대의 차량이 차도선을 이용했으며 이 가운데 주민 차량이 1742대, 관광 차량이 3082대로 분석됐다. 주민은 4430명이 승선했고, 나머지 2만4391명은 관광객이었다. 이에 따라 상인들은 수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이 뱃길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운행을 재개시키라고 요구했다.

결국 시와 해운사가 우선 운항을 재개한 뒤 경영 문제를 해결하기로 협의함에 따라 4일부터 차도선이 다니고 있다. 하지만 중구의회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해운사의 경영 악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한 뒤 뱃길이 다시 끊기지 않도록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또 시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통행료 지원을 차도선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2005년 11월 헌법재판소가 영종대교 통행료 위헌소송에서 영종도∼월미도 운항 노선을 대체도로로 인정했기 때문에 선박통행료 지원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영종지구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구의회 관계자는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로 월미도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등을 둘러보고 있는 만큼 사회·경제적 비용이 절감되는 뱃길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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