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경인고속도 일반 도로화, 이번엔 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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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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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 상태에 있던 경인고속도로 간선화(일반도로화) 사업이 다시 추진돼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 서인천나들목∼용현동 종점 구간(10.5km) 간선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세우고 ‘2025 인천도시기본계획 정비안’에 반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경인고속도로의 간선화는 이 고속도로 주변의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통행 한계 속도를 늦추고 신호등을 비롯해 횡단보도, 정거장, 공원 등을 설치할 수 있고 도로 폭도 줄일 수 있다. 또 도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낡은 단독주택과 아파트, 공장의 개발이 촉진되는 등 인천지역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 간선화에 따른 전망

시는 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을 일반도로로 전환해 방음벽을 철거하고 통행속도를 시속 100km에서 70km로 조정할 계획이다. 도로 폭은 6차로를 유지하면서 서인천나들목∼가좌나들목 구간 5.7km는 양측 측도를 각각 3차로로 늘리고 가좌나들목과 도화나들목은 교통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입체화할 계획을 세웠다. 도화나들목∼용현동 종점 구간에는 4곳에 평면교차로를 설치하고 수봉공원 구간 500m는 친환경 덮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가 관철되면 인천도시철도 2호선과 서울지하철 7호선 환승을 추진하는 석남 역세권 개발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또 가좌나들목 주변 코스모화학 이전을 전제로 대형쇼핑몰과 복합상영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상업시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따라서 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 주변의 도심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구 도화동 토박이 이춘래 씨(64)는 “그동안 인천 도심을 둘로 나눴던 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가 되면 지역 개발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의욕적 추진, 정부 반대로 쉽지 않아

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는 청라지구 진입도로 및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개통과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청라진입도로(가정동∼원창동 총연장 2.3km·왕복 4차로)의 경우 15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간다.

시는 9월 ‘2025 인천도시기본계획 정비안’을 확정하고 국토해양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경인고속도로 간선화 공사를 2014년 이후 착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인천항 물동량 처리 측면에서 고속도로 기능 유지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설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09년 4월 서인천나들목∼가좌나들목 구간의 고속도로를 지하화(4차로)하고 상부도로는 간선화하기로 국토부와 합의한 뒤 2010년 12월 이행이 곤란하다고 통보해 정부를 다시 설득할 명분을 잃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시 사업비를 약 6000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정부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비가 최대 1조2547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돼 추진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는 인천 도심을 양분하는 경인고속도로의 일반도로화는 생활권 단절을 해소하고 고속도로 주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항만 물동량이 크게 줄고 있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청라국제도시 진입도로가 개통되면 충분히 대체 도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를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4월 청라지구 진입도로와 경인고속도로 연결을 승인하면서 시에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이란 용어를 쓰지 말 것과 ‘경인고속도로 간선화’를 거론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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