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수산업이 벤처정신을 만났을 때…

  • 동아일보

1대1 컨설팅과 현장실습… 신기술로 매출 30% 늘기도
2007년 설립 ‘수산벤처대학… 산학협력 산실로 자리매김

전남 완도에서 수산물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김성효 씨(40)는 요즘 한국수산벤처대를 다녔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완도 특산품인 전복을 이용해 맛김을 생산하는 김 씨는 3년 전 한국수산벤처대에 입학했다. 말린 전복을 가루로 만들어 김 위에 뿌리고 굽는 과정에서 높은 열 때문에 가루가 타 판로에 어려움을 겪던 김 씨는 1년 과정의 벤처대를 다니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제품 컨설팅 교육과 실습을 통해 천일염을 전복가루와 함께 넣어 김에 뿌리면 고온에도 타지 않는다는 일종의 ‘코팅기법’을 배운 것이다. 김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복구이 김’ 1000속을 일본에 수출했다”며 “대학에서 배운 기술로 해마다 회사 매출이 3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과 조선대가 2007년 설립한 전국 유일의 한국수산벤처대가 전국 수산인 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화에 대비하고 참살이(웰빙) 시대에 맞는 아이디어와 신기술, 벤처정신을 수산업에 접목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산학 협력의 성공모델이 됐다.

벤처대 교육기간은 1년으로, 매년 50명이 신지면에 있는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에서 매월 셋째 주 목, 금요일에 1박 2일간 숙식하며 수산정책, 벤처창업, 경영마케팅, 신기술 등 실무를 익힌다. 연간 3차례 국내외 현장학습을 통해 선진기술을 배우는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교육비의 20%(59만5000원)를 교육생이 내는 조건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수산인의 매년 평균 경쟁률이 2.5 대 1을 웃돈다. 벤처대의 강점은 일대일 컨설팅과 인적네트워크. 전문 강사들은 강의가 끝난 뒤 수강생과 일대일로 만나 조언을 해준다. 대학을 수료한 수산인들은 정기적으로 기수별 모임을 통해 성공사례 발표회를 갖는 등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양응열 완도군 수산정책담당(52)은 “수산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산인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현장학습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남 영광에서 굴비가공유통업을 하는 5기 수료생 김원진 씨(41)는 “지난해 6월 경남 거제수협 수산물 가공공장과 거제육종연구센터, 해양생물산업육성센터를 견학했는데 경영마인드는 물론이고 소비자 트렌드 변화까지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완도군은 다음 달 20일까지 한국수산벤처대 제6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지원자격은 수산업에 종사하는 만 60세 이하로, 거주지와 학력제한은 없다. 원서는 벤처대(www.kfvc.net) 및 완도군 홈페이지(www.wando.go.kr)에서 내려받거나 완도군청과 각 읍면사무소에서 배부한다. 최종 합격자는 3월 12일 발표하며 3월 22일 입학식을 갖는다. 061-550-5650∼3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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