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휴가 통제해 사기저하” 육군일병이 국방장관에 트위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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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국방 “고맙네, 검토하겠네”

육군 병사가 영내 사이버지식정보방(컴퓨터실)에서 트위터로 국방부 장관에게 휴가 불만을 털어놓았다. 장관은 이틀 뒤 트위터에 ‘검토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A사단 전방관측소(GOP)에 근무하는 윤모 병장과 권모 일병은 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트위터(@kwanjinkim)에 “휴가 및 외출에 굉장히 심한 통제가 가해지고 있다”며 “휴가 며칠을 잘라서 전투력을 상승시킨다는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장병의 사기가 심각히 저하되고 있다”고 썼다. 이들은 “사단에서 운영하는 핫라인인 ‘사랑의 전화’가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국방부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4일 트위터에서 ‘용기 있는 제언 고맙게 생각하네. 장관이 전선지역 장병과 소통할 기회가 매우 제한되는 만큼 사전에 알지 못했음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휴가 문제를 검토하게 되었네’라고 답변했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소통의 예’ ‘지휘계통을 무시한 행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권 일병은 이 글을 삭제한 뒤 ‘휴가 관련 교육으로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됐다’며 ‘휴가와 별개로 (현재는) 비무장지대(DMZ) 앞을 사수하는 숭고한 경계임무를 확실히 하고 있다’는 글을 다시 띄웠다.

국방부는 6일 “휴가 조치는 지휘관 재량 행위이기 때문에 장관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일이다. 해당 병사가 지휘관 재량으로 휴가를 더 주는 다른 부대와 비교해서 그런 글을 올린 것 같다”며 “병사에게 내려진 부당한 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직접 장관께 이런 식의 민원이 쇄도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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