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학 탐방]고려사이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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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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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강의 교류… 최고 사이버대 도약

고화질(H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에서 교수가 강의 녹화를 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영국 뉴캐슬대, 중국 푸단대, 베트남 하노이국립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YBM 시사닷컴, 아산정책연구원 등과 협정을 맺고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교과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 제공
고화질(H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에서 교수가 강의 녹화를 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는 영국 뉴캐슬대, 중국 푸단대, 베트남 하노이국립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YBM 시사닷컴, 아산정책연구원 등과 협정을 맺고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교과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 제공
고려사이버대는 지난해 한국디지털대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올 초에는 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으로 통합되면서 고려대와 말 그대로 한가족이 됐다.

‘고려’라는 말이 교명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신입생 지원율은 크게 올랐다. 달라진 점은 이름만이 아니다. 고려대와 고려사이버대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아 또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 고려대와의 발전에 가속도

고려사이버대는 올해 고려대 도서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재학생과 교직원이 고려대 도서관에서 자료를 열람하고 대출할 수 있다. 학술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 학기부터 고려사이버대의 우수 교수가 고려대에서 강의를 한다. 앞으로는 고려대 교원도 고려사이버대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고려사이버대에는 7개 학부, 17개 학과가 있다. 학부제를 도입한 이유는 학문 간의 연계성을 살려 학과별 융합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특성화 교육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연구소를 설립해 고품질의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케어기빙(Care giving)’ 연구소인 RCI(Rosalynn Carter Institute)-Korea를 비롯해 e러닝외국어교육연구소, 정보기술연구소, 한국문화연구소, 다문화연구소, 교수학습센터가 대표적이다.

특히 사회복지학과 내에서 이뤄지는 케어기빙 전문교육은 국내 어느 대학도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다. 점차 늘어나는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등 돌봄 분야 종사들에게 필요한 전문 교육을 하는 것이다. 나홍석 컴퓨터정보통신학과 교수(고려사이버대 입학전형관리위원장)는 “돌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케어기빙은 복지, 상담, 보건 분야가 융합된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사이버대는 미국 조지아사우스웨스턴주립대 RCI에서 연구하고 검증한 케어기빙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실정에 맞춰 제공한다. RCI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로절린 카터 여사가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지난해 고려사이버대가 RCI-Korea를 설립할 때 카터 대통령 내외가 한국을 방문했다.

○ 누구에게나 열린 ‘무료 강의’

고려사이버대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쓴다. 예를 들어 2007년부터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을 시작했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한국문화 강의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수강토록 했다.

한국어 강의는 수준별로 8단계로 구성하고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영어 몽골어 태국어 등 7개 언어로 제작했다. 회원 가입만 하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이 강의에 지금까지 9만2000여 명이 몰렸고 1만100여 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70개 국가 657개 도시에서 강의를 듣는다고 한다. 고려사이버대는 이 콘텐츠를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도 보급했다.

최근에는 캠페인을 확대해 결혼이민자가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전문 고등교육을 받도록 지원한다. 결혼이민자는 고려사이버대에 신입생으로 입학하면 2년간 수업료의 50%를 장학금으로 받는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고려특강’은 재학생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세상엔 배울 게 많다’는 주제로 각계 명사들이 강사로 나선다. 고려특강에 등장한 유명인사로는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로절린 카터 여사,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 씨, 응우옌 호아 하노이국립대 총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 학교장 추천 받으면 2년간 수업료 면제

고려사이버대는 온·오프라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신입생 교육과 우수 학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입시부터는 고려사이버대 지원자 전원에게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5주간의 글쓰기 강좌 기초과정을 무상으로 수강토록 했다. 나 교수는 “사이버대는 교수와 학생이 글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고 논문이 주요 평가요소라서 글쓰기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쓰기 강좌는 현직 언론사 논설위원이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제시하고 실습을 하는 식이다. 합격자는 5주간의 글쓰기 심화과정도 추가로 수강할 수 있다.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추천제도도 마련했다. 고려사이버대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사이버대 진학에 관심 있는 후배를 추천하는 제도다. 후배로 추천받고 입학하면 입학금의 50%를 감면받는다.

고교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입학생에게 2년간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주는 학교장 추천제도 있다. 학업을 병행하고자 하는 고졸 취업자나 경제 사정상 오프라인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 경영, 외국어 인기

고등교육법이 2008년 개정되면서 사이버대를 졸업하면 일반 대학과 똑같이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는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 대학 졸업자가 사이버대를 다시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려사이버대는 전문대와 일반대 졸업자가 재학생의 48%를 차지한다.

인기 학과는 경영 실용외국어 사회복지 등이다. 경영학과에서는 10년간 759명이 졸업했다. 대기업 임원, 현직 변호사, 의사,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거쳐갔다. 다른 사이버대에는 일시적인 유행을 반영한 경영학과가 많지만 고려사이버대 경영학과는 경영학의 기본을 충실히 다지도록 한다.

실용외국어학과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학과다. 실전 회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원어민 교수와의 일대일 전화 및 채팅으로 평가한다. 영어교육 자격인 TESOL이나 일본어지도사(JTTC), 중국어지도사(CTTC) 자격증 과정도 운영한다.

2012학년도 전기 신·편입생 모집 기간은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다. 신입생은 고교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편입생은 전적 대학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반영해 선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지원센터(go.cyberkorea.ac.kr)를 이용하거나 전화(02-6361-2000)로 상담하면 알 수 있다.
▼ “학문적 깊이-실용성 모두 공략… 2020년 국내 10大 대학 진입” ▼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


“온라인 대학은 오프라인 대학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합니다.”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73·사진)은 온라인 대학의 역할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고품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 대학이 하는 일을 답습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김 총장은 “예컨대 결혼이민자에 대한 교육은 온라인 대학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결혼이민자가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데 이들을 한곳에 모아 교육을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2007년부터 결혼이민자를 위해 온라인으로 무료 한국어교육을 시작했는데 국내에서 8만5000여 명, 해외에서 7000여 명이 수강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고려사이버대는 내년에 대학원을 출범할 계획이다. 다른 사이버대 대학원과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한다. 김 총장은 “다양한 학문을 융합한 형태로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고려사이버대를 2020년에는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국내 10대 대학으로 만들겠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고려사이버대가 10대 대학에 진입할 수 있는 근거로 온라인 대학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오프라인 대학의 위기는 온라인 대학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얘기다. 오프라인 대학은 수요자가 대부분 고졸 신입생으로 한정되지만 온라인 대학은 수요층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고졸 취업이 확대되는 현상도 일과 학문을 병행할 수 있는 온라인 대학에는 좋은 요인”이라며 “부실한 오프라인 대학보다는 온라인 대학의 실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젊은 세대는 어려서부터 인터넷 강의를 접했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에 익숙하다는 점도 온라인 대학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고려사이버대는 다른 사이버대에서 볼 수 있는 ‘이색학과’가 드물다. 김 총장은 이에 대해 “틈새를 공략하려는 대학이 많지만 트렌드라는 것은 쉽게 변한다”며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학문적 깊이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기본기 교육에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고려사이버대는 다양한 추천제를 마련해 우수 학생을 선발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우수 학생이 아니다. 사이버대는 공부하려는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끝까지 학업을 지속하도록 학교가 관리해주니까 새로운 인생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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