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3개 대학 실질등록금 분석]지방서 올라온 서울 사립대 학생… 年 1700만원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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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를 두드리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아들을 둔 조모 씨(46·여)는 아들의 학비 마련 때문에 근심이 늘었다. 부산에 사는 조 씨는 “입학금과 등록금에 자취방까지 마련해 주려니 식당 일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며 “아들이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면 돈은 절약되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무리해서라도 서울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비와 생활비 걱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월급만으로는 한 명당 10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 실질등록금을 바탕으로 대학생 생활비와 주거비를 계산하면 실제 부모들의 부담을 알 수 있다.

5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4년제 대학생 1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한 달 평균 생활비(식비 차비 도서구입비 등)는 45만1597원이다. 여기에 지방학생이 부담하는 자취 또는 기숙사비용 35만3121원이 추가로 든다. 조 씨가 아들을 서울 사립대학에 보내려면 1년 치 생활비(541만9164원)와 주거비(423만7452원)에 서울 사립대 평균 실질등록금 653만4000원과 서울 평균 입학금 90만3000원을 더해 1년간 약 1700만 원이 필요하다.

조 씨의 아들이 경기나 충청지역에 진학하더라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주거비용이 덜 든다고 해도 이 지역 사립대 평균 실질등록금이 서울보다 30만∼40만 원 더 비싸기 때문이다. 부산의 사립대로 진학하면 실질등록금이 평균 72만 원 줄고 1년 치 주거비(423만7452원)가 빠져 연간 495만 원가량 부담이 준다.

명목등록금과 실질등록금 모두 가장 높았던 명지대에 다니는 졸업반 임모 씨(25)는 “1학년 2학기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았더니 졸업을 앞둔 지금 빚이 4500만 원이나 된다”며 “학기 중에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방학 때는 외부 아르바이트를 해도 연간 10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이 버겁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12.3%로 상당히 낮다. 임 씨는 “대학들이 실질등록금 정보를 공개해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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