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버려진 철길이 이렇게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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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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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촌동구간∼ 레일 걷어내고 나무 5만4000그루 심어 생태공원으로
포항 우현사거리∼ 폐철도 터에 실개천-산책로…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

2008년 옛 대구선 철로(왼쪽) → 2011년 대구선동촌공원(오른쪽). 소음과 먼지 때문에 주민들이 외면하던 옛 대구선 철로. 단풍나무와 벤치가 있는 쾌적한 공원으로 바뀌었다. 대구 동구 제공
2008년 옛 대구선 철로(왼쪽) → 2011년 대구선동촌공원(오른쪽). 소음과 먼지 때문에 주민들이 외면하던 옛 대구선 철로. 단풍나무와 벤치가 있는 쾌적한 공원으로 바뀌었다. 대구 동구 제공
대구 동구 입석사거리에서 K2 공군기지 쪽으로 1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대구선동촌공원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폭 10m, 길이 1km 공간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벤치가 쾌적한 느낌을 준다. 왼쪽에는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수백 그루가 낙엽을 흩날리며 가을 정취를 자아낸다. 공원 끝자락 방촌천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썰렁하게 방치됐던 철도 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길게 뻗은 모양만이 철도 흔적을 보여준다. 방촌역이 있던 자리에는 대합실 모양의 쉼터를 만들었다. 밤에는 은은한 조명을 밝혀 철길 추억이 떠오르도록 했다. 이곳을 자주 산책하는 박경자 씨(64·여)는 “몇 년 전에는 기차 소리가 시끄럽고 쓰레기가 나뒹구는 철길이어서 가까이 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공원으로 바뀌어 주택가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옛 대구선은 동대구역∼동촌역∼반야월역∼청천역을 잇는 38.4km. 도시가 팽창하면서 동구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바깥으로 옮겼다. 2008년 2월 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레일을 걷어내고 생태공원으로 바꾼 것이다. 신서동 신서그린빌∼괴전동 대림육교(1.4km) 구간은 공사를 마쳤고 율하천∼동촌동 입석사거리(4.3km) 구간은 공사가 한창이다. 소나무와 이팝나무, 느티나무 등 5만4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산책로와 실개천 야외무대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동대구역∼K2 입구(1.7km) 구간도 곧 착공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총 13만2000m²(약 4만 평)의 공원이 생긴다. 박찬보 동구 안전녹지과장은 “머지않아 대구시민이 즐겨 찾는 독특한 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는 북구 우현사거리 폐철도 용지에 최근 숲을 조성했다. 여기도 소음과 먼지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지만 2006년 열차 운행 중단 후 5년 만에 새 얼굴로 바뀌었다. 숲 구간은 우현동 유류저장고∼신흥동 안포건널목 2.3km.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실개천 인공폭포를 설치하고 4000여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어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이 나오도록 했다. 부근 지하도에 꾸민 아담한 화랑에서는 1970년 전후 포항시 풍경과 관광지 사진, 그림을 볼 수 있다. 오훈식 포항시 도시녹지과장은 “이 숲에서 음악회 등 문화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며 “2014년 KTX 개통으로 포항역이 이전하면 서산터널∼효자역 5km 구간에도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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