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세론은 위험…보수신당 가시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7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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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ㆍ영남서 50% 이상 물갈이해야…대통령ㆍ靑 시국인식 안이"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7일 "지금처럼 `대세론' 운운하며 단수후보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현 정세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한국국민연합 창립1주년 기념 지도자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회창 단수후보로 안이하게 대처하다 두 번이나 뜻하지않게 패했다. 내년 대선을 대비해 복수의 대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한나라당 대권주자로서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패널 토론에서도 `박 전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 두 대권주자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회창 후보 때 보면 사람은 괜찮아 보이는데 너무 뻔해서 신선도를 잃고 약간 철 지난 이야기 비슷하다보니 흥행이 안됐다"며 "우리가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며 `박근혜 대세론'을 경계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위해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 지역에서 50% 이상 물갈이하고 비례대표는 100% 바꿔야 한다"며 `나는 가수다'식 경선과 투표, 온라인 후보추천을 제안했다.

그는 또 당 안팎의 인사가 절반씩 참여하는 `비상국민회의'를 통한 총ㆍ대선 전략 수립을 주장했다.

아울러 ▲당 역량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에 배치하고 ▲`민심경청단'과 `민생봉사단'으로 전국 민생현장을 순회하고 ▲`전국순회 교육예술단'을 조직해 전국 각지에서 강연과 예술공연을 병행함으로써 당과 국민의 공감대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선 패배에 대해선 "개인주의와 출세주의자만 모여 여론조사만 하는 한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면서 "큰 패배로 받아들여야 하고 의원직을 포함한모든 기득권을 버린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청와대의 시국 인식이 너무 안이하지 않은가 걱정된다"라며 "(대통령이) 보고서나 측근들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야당 의원과 비판적인 언론, 종교인, 젊은이들을 광범하고 빈번하게 만나서 경청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자신의 당 쇄신방안이 지도부 사퇴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홍준표 대표 지도부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누가 나서도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에 처했다"고 했다.

김 지사는 포럼을 마친 뒤 `당 쇄신이 안되면 신당으로 가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신당 창당 움직임이 시작됐다. 박세일 선진통일연합 상임의장도 있고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며 밝혔다.

다만 신당 합류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한나라당 당원"이라며 "모든 활동이 한나라 당원으로서, 도지사로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한다"고 답했다.

대권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예전에 안 원장 강연을 들었는데 저보다 더 친(親)한나라당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이 마땅히 들어와야 할 분을 빨리 영입 못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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