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회계법인-로펌 소송전 ‘삼일 판정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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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회계사 이직금지 신청
법원 “김앤장 연내근무 안돼”

거물급 회계사의 이직을 두고 벌어진 국내 1위 삼일회계법인과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법률사무소의 다툼은 삼일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세간에서는 승부 결과에 대해 ‘서로 체면을 유지하며 이익을 챙긴 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보 6월 13일자 A12면 M&A전문 거물 회계사 직원 이직 싸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최성준)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자사(自社)에서 29년여간 근무하다 올 초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본사 시니어파트너 백모 씨(51)를 상대로 낸 경업(競業·영업상 경쟁하는 것)금지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백 씨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김앤장에서 근무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백 씨가 삼일에 있을 때 ‘사직 후 경쟁업체 등에서 회계 세무 자문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서약한 사실과 삼일이 요구한 금지 기간 1년은 적당한 범위”라고 밝혔다.

삼일은 안경태 대표가 백 씨의 이직 소식에 크게 진노해 당초 백 씨에 대해 “2012년 12월 31일까지 김앤장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재판 승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만 일을 못하게 해 달라”며 업무 금지 기간을 줄였다. 이번 가처분신청도 백 씨를 붙잡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향후 다른 회계사들의 이직에 대해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앤장도 백 씨를 올해 말까지만 쉬게 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출근시키면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양측이 서로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는 얘기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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