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면허시험장 어제 2시간 올스톱… 전산시스템 교체후 장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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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커 소행은 아니다”

4일 오전 전국 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2시간 40분 동안 관련 업무가 마비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전산시스템 장애로 전국 26개 면허시험장에서 필기와 실기시험 및 운전면허 갱신, 면허증 재교부 업무가 중단됐다. 경찰청은 “지난 주말 면허시험장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교체했는데 뒤늦게 전산망에 문제가 생겼다”며 “긴급 복구작업을 통해 현재는 전국 면허시험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운전면허시험장 전산 마비는 올해 3월 직원의 실수로 30분 가량 발생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갑작스러운 업무 마비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낮 12시 20분경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는 650여 명이 손에 번호표를 쥔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경 전산이 복구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산망이 불안해 그 이상도 걸릴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곳곳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면허를 갱신하려고 찾아왔다는 이인수 씨(47)는 “금방 끝날 줄 알고 가게를 비우고 왔는데 두 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일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아 답답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시간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민원안내실에도 대기자 수십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시험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3배 많은 민원인이 몰려 일처리가 더 지연됐다”며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 지쳐 돌아간 시민도 적지 않다”고 했다. 장애가 발생하자 각 면허시험장은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시험은 수기로 접수했고 면허증 재발급은 신청만 받아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이날 전산 마비 문제로 기간 내에 면허를 갱신하지 못한 경우 관련 증빙서류를 내고 구제를 요청하면 심사를 거쳐 일정을 연기해줄 방침이다.

이날 전국의 면허시험장엔 항의 전화와 함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원인의 요구가 쇄도했다. 면허시험장 관리 주체인 도로교통공단은 이날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따로 배상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킹 의혹에 대해 경찰청은 “면허시험장 네트워크는 자체망이어서 외부 해커의 잠입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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